오지열 화홍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이제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강도 높은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가 유지되면서 캠핑 등의 야외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야외 활동을 할 때 건강을 위협하는 발열성 감염 질환은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 흔히 발생하는 가을철 감염성 질환은 ▲쯔쯔가무시병 ▲출혈열 신증후군 ▲렙토스피라병을 꼽을 수 있다. 이 질환들은 초기 증상이 특징적이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렵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과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쯔쯔가무시·출혈열 신증후군·렙토스피라
조기발견 어렵고 심각한 합병증땐 치명적
▲쯔쯔가무시병(Orientia tsutsugamushi)은 감염에 의한 급성 열성 질환이다.
야외 활동 시 병원체에 감염된 털 진드기의 유충에 물릴 때 발생하며 물린 부위에 나타나는 가피가 특징이다. 여름철에 산란한 알이 초가을부터 부화해 활동하기 때문에 가을에 발생한다.
쯔쯔가무시병은 감기로 착각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고 대부분 병의 경과가 중하지 않으며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한다.
치료하지 않더라도 2주 이상 고열이 지속되고 서서히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진단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폐렴, 급성 신부전, 뇌수막염, 뇌염, 상부 위장관 출혈, 다발성 장기부전과 심지어 심근경색이나 중풍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출혈열 신증후군은 설치류에 의해 옮겨져 감염된 동물의 배설물을 사람이 흡인하거나 직접 물려서 생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1976년 한탄강 근처에서 잡은 등줄쥐에서 이 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해 한탄 바이러스로 명명됐다. 처음 발견된 장소와 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상 중 미세혈관의 출혈성 경향 때문에 한국출혈열로 명명됐다가 최근 출혈열신증후군으로 바뀌었다.
잠복기는 1주일에서 1개월 정도로 급성으로 발열, 출혈 경향, 요통, 신부전이 특징이다. 임상 경과는 초기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저혈압과 소변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후 소변량이 증가하면서 회복에 이르지만 쇼크나 신부전 증상이 심해지고 10% 정도의 치사율을 보인다.
▲렙토스피라병은 병원성 렙토스피라(Leptospira inerrogans)에 감염돼 발열을 주 증상으로 하는 전신적인 질환으로 세균성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야생동물, 가축, 애완동물이 렙토스피라의 병원소다. 보균동물의 신장에서 일정 기간 소변으로 배출되며, 사람은 감염동물이 배설한 소변에 오염된 물, 토양, 풀 등과 직접 접촉할 때 점막이나 상처 난 피부를 통해 감염된다.
임상 증상은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부터 치명적인 웨일씨병까지 다양하며 보통 7~12일의 잠복기를 거치고 발병한다. 발병 초에는 오한, 발열 두통, 고도의 전신 권태감, 안구충혈,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을 보인다. 발병 후 4~5일에는 경증인 경우 발열 등 감기몸살과 유사 증세를 보이나 중증인 경우 황달과 출혈 양상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