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숨진 공무원의 유족으로 추정되는 글쓴이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와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팀원의 가방이 칼로 손괴됐다고 범인 지목
증거도 없이 경찰 조사 받고 팀 구성원도 몰아가
지난 17일 오전 6시57분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A(29)씨의 유족으로 추정되는 글쓴이가 '사건의 내막'이라며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글에서 "동두천시 농업축산위생과에 근무하다가 팀원의 가방이 칼로 손괴됐는데, 가방 당사자(소유주)가 범인으로 우리 딸을 지목해 경찰에 신고했다"며 "아무런 증거없이 정황상 우리 딸을 범인으로 몰았고 팀 구성원들도 우리 딸을 범인으로 몰았다"고 적었다.
이어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받고, 압박감을 느꼈으며 그리고 팀원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했다"며 "동생한테 자기가 안했다고 억울하다고 계속 이야기했다"고 적으며 가방 소유주가 적은 인스타그램 캡처본을 공개했다.
캡처 사진엔 "어떤 미친 X한테 물렸다 생각하고 지나가야 하는데 그 뒤에 하는 행동들이 사람을 더 미치게 만들고 억울하게 만든다"며 "자기 혼자 모르겠지만 다 너인 거 안다. 앞에서 말만 못할 뿐이지, 다들 니가 한 짓인 거, 사이코패스라는 거, 니가 섬뜩하다는 거 다 알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아울러 동생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창도 공개했다.
"언니가 그랬어?"란 동생의 질문에 A씨는 "아니 내가 왜 해. 어이없다"고 부인하면서 "시청에서 나 칼쟁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안 좋다. 벌벌 떨린다"고 토로했다. 또 "조사팀에도 불려가서 내가 죄인된 것 같다"며 "스크래치가 나라고 그랬다는 것 같은데 과장도 회의한다고 하고 나를 불렀다. 너무 슬프다"고도 했다.
글쓴이는 "근무하다 경찰로부터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갔더니 차가운 냉동실에 우리 딸이 안치돼 있더라"며 "우리 딸의 억울함을 풀어 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네티즌 추적하자 조직도에서 관련 공무원들 이름 삭제
"진실 밝혀지길"… 일부는 이름 찾아 공유하기도
글이 올라오자 5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네티즌들이 분노했다.
댓글에선 "가방 스크래치가 뭐라고 사람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 "명확한 증거 없이 고인을 몰아부치거나 헛소문을 퍼트렸을 경우 명예훼손 가능하니 힘내셔서 꼭 따님의 무고를 밝히시고 명예를 되찾아주실 수 있길 고대한다", "관련 공무원 수사해야 한다" 등 의견이 달렸다. 일부 네티즌은 동두천시 조직도를 통해 가방 소유주로 추정되는 이름을 찾아 공유하기도 했다.
현재 동두천시 조직도에선 이들의 이름을 찾을 수 없는 상태다.
한편 지난 16일 오전 7시께 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직장 내 가방 훼손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변에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