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공개 대상인 국회의원과 그 가족들이 '선택적' 재산공개로 투기 감시의 목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9월16일자 1·3면 보도=[허점 많은 '공직자 재산공개'] 국회의원, 가족재산 알리고 싶은 것만 알린다)을 받은데 이어, 경기도 내 31개 자치단체장 역시 상당수 가족들의 재산에 대해 고지거부를 하고 있다.
고위 공직자들의 가족들이 부동산으로 막대한 부를 올린다고 해도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시민들의 눈에 가려진 정보가 여전하다는 뜻이다.
정부·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관보를 통해 공개한 경기지역 31개 시·군 단체장의 재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13명의 단체장이 독립생계유지나 타인 부양 등의 이유로 가족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들 단체장과 관련돼 재산공개 범위에 들면서도 고지 거부를 한 경우는 22명에 달한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장·차남은 물론, 손자 3명에 대해 고지거부를 하면서 가장 많은 수의 가족을 '고지거부'로 돌렸으며, 서철모 화성시장도 장남과 손녀 2명 등 3명에 대해 고지거부했다.
최대호, 아들 2·손자 3명 '최다'
주택 13채 증여 신고한 백군기
자녀재산은 '독립생계'로 거부
특히 논란이 된 것은 백군기 용인시장으로, 지난해 주택 14채를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으나 올해에는 서울 한남동 소재 연립주택 13채를 증여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면서도 자녀의 재산은 '독립생계유지'를 명목으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 아니냐는 비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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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고양시장도 어머니의 부동산 재산을 16억원으로 신고했으나 올해는 고지를 거부했다.
다주택자, 그중에서도 서울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단체장도 눈에 띈다. 백군기 시장은 강남 3구 중 하나인 서초구 방배동에 본인 명의의 아파트를, 서철모 시장은 노원구 상계동에, 신동헌 광주시장은 양천구 신정동에, 엄태준 이천시장도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각각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서철모·신동헌 엄태준시장 등
서울·세종 등에 '다주택' 보유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기초단체장의 부동산 재산을 전수조사한 결과 고지 거부를 악용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의 허점을 비판했다. → 관련기사 3면(부의 대물림·상대적 박탈감… 부동산, 지방선거 아킬레스건으로)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