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상생안 미흡" 비판 일자 수수료부담 더 줄인 카카오T

사진은 경기도 내 카카오 T 택시 표지판. 2021.9.12 /김도우기자 [e-mail]

카카오T블루의 '지역할당제' 폐단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지역 협의체가 핵심을 빗겨갔다는 지적(9월16일자 1면 보도='카카오T블루 가맹사'만 협의체?… "문제 핵심 아냐" 미가맹사 반발)에 카카오가 한발 더 물러섰다.

매출의 20%를 가맹비용으로 냈던 블루 가맹기사들이 배회영업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신 매출의 15~17%을 제휴비용으로 받는 '제휴계약'의 주기를 현행 3개월에서 5년으로 늘려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택시기사들은 일단 환영의사를 밝히면서도 미봉책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매출의 15~17% 받는 '제휴계약'
3개월 → 5년 주기로 확대안 내놔

2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제휴계약 합의서 중 부속합의서에 포함된 '3개월마다 양 당사자의 서면 합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휴계약 주기는 가맹계약과 똑같이 5년이 된다.

제휴계약은 5년마다 체결하는 카카오T블루 가맹계약과는 별도로 광고료·정보이용료 명목으로 3개월마다 체결하는 계약으로, 계약자는 가맹비용으로 매출의 20%를 냈다가 제휴비용(매출의 15~17%)을 지불받는다. 결국 매출의 3~5%만 수수료로 내는 셈이다.

단 제휴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택시 기사들의 수수료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3개월 주기가 너무 빠듯하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택시 사업자가 카카오모빌리티와 KM솔루션 양쪽과 별도로 계약을 맺고 있는 상황이 갑질이나 다름없다"며 "올바른 계약이라면 제휴계약도 가맹계약과 동일하게 5년 주기로 맺어야 하지만 택시 사업자들은 3개월마다 제휴계약 조건이 변경돼 더 많은 수수료를 낼까 걱정한다. 이는 사실상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자에 불리 의견 적극적 수렴"
업계 일단 환영 "근본해법은 아냐"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제휴계약 기간을 3개월로 명시했던 내용을 삭제하는 추가 대책을 내놓으며 "최근 사회적 책임 경영 강화 방안을 발표하는 등 택시업계와의 상생 강화를 결의함에 따라 해당 계약방식이 택시 사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택시기사들은 이 같은 결정에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정부의 한 택시기사단체 관계자는 "계약주기를 늘리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불합리한 가맹계약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여진·조수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