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께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마련된 수원 영통구보건소 앞에는 사람도 자동차도 장사진을 쳤다. 휴일 오전 시간임에도 수백 명의 검사 대기자가 줄을 섰고, "오늘 안에 검사를 못 받겠네"라며 대열을 이탈하는 사람도 보였다.
보건소 주차장이 검사 대기자가 타고 온 차량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자, 차를 보건소 옆 공원 도로변에 주차하면서 도로는 곧 주차장이 됐다. 인도 옆으로 700~800m나 늘어선 주차 차량으로 현장은 혼잡했다. A(60대)씨는 "추석 연휴 이후 목과 귀가 아파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고 전했다.
이날 영통구보건소에 따르면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불과 1시간 동안 선별진료소를 방문했거나 대기 중인 사람만 400명이 넘었다. 현장 관계자는 이렇게 검사 인원이 폭증한 계기가 추석 연휴라고 말했다.
25일 3273명 사상 최초 3천명 돌파
26일 2771명으로 역대 두번째 수치
보건소 관계자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부터 하루에 1천300명씩 검사하러 온다.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고 있긴 하지만 보건소 인력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추석을 계기로 4차 대유행이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경기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5일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3천273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3천명을 넘어섰다.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주말임에도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2천771명을 기록해 최다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도 확진자 수 역시 이틀 연속 1천명에 달하는 등(25일 0시 기준 1천102명, 26일 0시 기준 931명)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4차 대유행이 이달 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추석 연휴 인구 이동의 여파가 이번 주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내달 초까지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2일 연속 1천명 내외 확산세
인구이동 여파 이번주 본격화 전망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5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추석 연휴에 이동량이 증가했고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나 잠재적인 무증상·경증 감염원들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1~2주 동안은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올해 추석까지 고향 방문을 막을 수 없어 (인원 제한을 완화했는데) 그 후과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면서도 "10월 말이 되면 전 국민 70%가 접종을 완료할 것이고 그러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60대 이상 의료진에 '부스터샷'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