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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청소년 대리입금 인지도. 2021.9.27 /경기도 제공

"10만원 빌렸는데, 수고비와 연체이자를 10만원?"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고금리 불법 대출행위인 '대리입금'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리입금업자들은 아직 경제관념이 미숙한 청소년에게 접근해 돈을 빌려주거나 물건 값을 대신 지불한 후 수고비와 연체료 등을 명목으로 고(高)이자를 챙겨왔다. 명백한 불법행위다.

실제로 경기도에 거주하는 A 학생은 연예인 굿즈(상품)을 사기 위해 SNS에서 10만원을 빌렸으나 수고비와 연체료로만 10만원을 추가 지불해야 했다. 또 B 학생은 돈을 늦게 갚는다는 이유로 가족에 연락한다는 식의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

경기도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도내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3천359명(남학생 1천876명, 여학생 1천483명)을 대상으로 한 대리입금 설문조사에서 도내 청소년 상당수가 불법대출에 노출돼 있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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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청소년 대리입금 문제 심각성 인식 정도. 2021.9.27 /경기도 제공

조사결과 대리입금을 이미 알고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21%(699명)였다. 이들은 친구 등 주변 사람(31%) 혹은 유튜브(29%), 페이스북(26%), 트위터(24%) 등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대리입금을 알았다고 답했다. 청소년 5명 중 1명이 불법대출에 노출돼온 셈이다.

또 청소년 대리입금의 심각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6%가 '심각하다'(매우 13%, 대체로 54%), '심각하지 않다'는 34%(전혀 4%, 별로 30%)가 응답해 청소년들 스스로 대리입금이 또래에서 심각한 문제로 자리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대리입금을 직접 이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5명(0.45%)이었는데, 주로 연예인 굿즈(상품)나 콘서트 티켓 구매 목적이었지만 스포츠 도박 사이트 이용이나 게임 아이템 결제 등 사례도 일부 있어 심각성이 드러났다.

경기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부터 도내 청소년 대상 소비자 교육을 할 예정이다. 교육에서는 현재 경기도가 운영 중인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gfrc.gg.go.kr)를 통한 피해상담 및 구제 절차 등 대리입금을 비롯한 불법 대출 피해예방 내용을 중점적으로 안내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조 속에서 1차 표집된 도내 38개 중·고등학교 재학생 2만7천215명 중 만 14세 미만인 중학교 1학년과 수험생인 고등학교 3학년을 제외한 후 조사에 참여한 3천35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69%p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