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주는 하루아침에 가게 문을 닫고 연락을 끊었고, 달리 임금을 받을 방법이 없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고 사업주 대신 정부가 임금을 지급하는 체당금을 신청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 체당금으로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처음 겪는 일에 이 돈을 어떻게 받아야 하나 정말 막막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를 찾고, 법원에 가면서는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기나'라는 생각에 억울한 마음이 컸다. 이 같은 생각이 들 때마다 자존감은 한없이 낮아졌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4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 선 한맥중공업 화성공장 임금 체불 피해 노동자들도 "왜 우리가 여기에 서 있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피해 노동자만 117명, 금액은 4억원에 달한다. 피해 노동자 대부분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집에 생활비를 갖다 주지 못한 고통을 호소했다. 한맥중공업 사태뿐만 아니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4만9천150명이 임금 체불을 당했다. 피해금액은 8천27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 피해 발생액은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특히 추석, 설 등 명절을 앞두고 이 같은 임금 체불 소식은 더 잘 들려온다. 고용노동부도 명절 연휴 때마다 임금 체불 예방 및 집중 관리에 나서겠다고 매년 발표하지만 임금 체불 피해는 끊이질 않고 피해자들을 울린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사법적 권한이 있는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물론, 상습 임금 체불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임금 체불은 일하는 사람들 누구나,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생활형 문제다. 일하면 돈을 받는다는 당연한 권리가 지켜져 다음 명절 때는 '노동자 울리는 임금 체불' 소식이 없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신현정 정치부 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