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카카오T블루 개인택시를 운행한 박모(51)씨는 소득세가 지난해 12만원이었지만 올해는 31만원으로 크게 뛰었다.
실제 소득은 500만원 늘었지만 카카오블루 가맹비용을 냈다가 제휴비용으로 다시 일부를 받는 과정에서 1천만원이 소득으로 더 잡힌 것이다. 건강보험료 인상분까지 합하면 추가 부담하는 세금이 연 70만원에 달한다.
박씨는 "카카오T블루 비용도 부담되는데 이상한 체계로 세금 70만원까지 더 내야 하니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카카오T블루 택시기사 이모(52)씨는 연 매출이 전년보다 200만원 떨어졌는데도 4차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카카오 측과 주고받은 5개월치 가맹비용·제휴비용 398만원이 매출로 잡혀 소득이 오른 것으로 나타나서다.
'뺏었다가 다시 주는' 카카오T블루의 수수료 체계(9월24일자 1면 보도="블루 상생안 미흡" 비판 일자 수수료부담 더 줄인 카카오T) 때문에 택시기사들이 이처럼 '이중고'를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려받는 가맹비 '추가 소득' 잡혀
카카오 "동의 받아… 언제든 해지"
블루 기사들은 연 매출 20%를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KM솔루션에 '가맹비용'으로 낸 후 배회영업 데이터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15~17%의 제휴비용을 카카오모빌리티에서 받는다.
제휴비용을 받으려면 3개월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계약을 체결해야 했는데, 그 주기가 짧아 기사들의 부담이 컸다. 최근 카카오 측은 이를 5년으로 재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뺏었다가 다시 주는' 구조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기사들 사이에선 미봉책이라는 반발이 여전히 제기됐다. 가맹·제휴비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박씨, 이씨 사례처럼 소득이 실제보다 많이 잡혀 세금은 더 많이 내고 지원금 혜택에선 제외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중고'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기사들의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가맹·제휴계약의 주체의 목적이 전혀 다르다. 사전에 상세한 설명 후 동의한 사업자만 제휴 계약 체결을 진행하고, 원하는 경우 언제든지 계약해지도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휴계약 체결 시 계약 조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고, 특히 개인택시 사업자의 경우 매출 증가에 따라 간이과세자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여진·조수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