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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아주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고3 학생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정부가 12~17세 청소년들에 대한 접종 계획을 발표했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안전을 위해 자녀들을 접종시키겠다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백신 부작용이 두려워 자녀만큼은 접종시키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과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만 12~17세(초6~고2) 청소년 277만명 중 신청자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6~17살(2004~2005년생)은 오는 18일부터, 12~15살(2006~2009년생)은 다음 달 1일부터 화이자 백신을 3주 간격으로 접종받을 계획이다. 접종은 의무가 아닌 선택 사항이며, 접종을 위해서는 본인 및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부의 방침에 대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3, 중1 자녀를 둔 박모(45·수원)씨는 아이들을 접종시킬 계획이다. 박씨의 아이들은 두 번이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한 달여간 자가격리를 했다.

박씨는 "이 아이들에게는 2021년이 11월밖에 없었던 셈"이라며 "감옥 생활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백신을 맞고싶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박씨는 "아내가 백신을 맞은 채로 감염이 됐는데 감기처럼 지나갔다"며 "코로나에 걸려도 백신을 맞고 걸려야 덜 아프다"고 덧붙였다.

반면 청소년은 코로나19 치명률이 낮고, 아직 백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남에 거주하는 학부모 A씨(50대)는 "저는 맞아도 우리 아이는 절대 안 된다"며 "전문가들도 득보다 실이 커 우려하는데 왜 아이들에게 맞추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2, 초6 자녀를 둔 B씨(50대·수원) 역시 "아이들은 코로나에 감염돼도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심근염, 심낭염 등 중증이상반응을 일으키는 학생들도 있는데 왜 학부모들에게 부작용 사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소아청소년에 자율적인 접종을 권고하되 기저질환자에 대해서는 접종 필요성을 충분히 안내하고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백신 접종 권고는 강요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접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되면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권고라고 해도 강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 부회장은 "납득할 수 있는 이익이 없는데 왜 접종을 권고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부는 이익과 위험에 대한 근거를 발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