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대선 후보로 확정한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불복'이라는 암초를 만나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본선에서 야권의 기세를 꺾고 '제4기 민주정부' 창출을 이뤄내야 하는 여당이 후보 선출과 동시에 내홍에 휩싸이면서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11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끝으로 과반 득표에 성공한 이 지사가 결선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현직 경기도지사가 대선 후보에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당내 입지가 탄탄한 경쟁 후보들을 물리치고 집권여당의 첫 대선 후보로 이 지사가 선택되면서 경기도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권 바통'을 넘겨받은 이 지사의 총 누적득표율은 50.29%로 기록됐다.
누적득표율 50.29%… '본선 직행'
이낙연측 '사퇴자 득표처리' 이의
李지사, 당불화 종식 '원팀' 숙제로
이 지사는 이날 앞서 발표된 서울 지역 경선에서 51.45%를 득표하며 흔들림 없는 '대세론'을 입증하는 듯 보였으나 24만8천여명이 참여한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28.3%에 머물면서 예상 밖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뒤집히지 않았다. 2위 이낙연 전 대표가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득표율 62.37%를 기록하며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죄었지만 이 지사의 '결선 투표 없는 본선행 티켓'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이 중도 사퇴한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득표 처리 문제를 공식화하면서 내전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이 지사로서는 조속히 당내 불화를 종식하고, '원팀'을 꾸려 본선을 준비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대전 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상식과 원칙, 그리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에서 잘 처리할 거라고 믿는다"고 선을 그었다. → 관련기사 4(지도부 '확정' 입장에도… 이낙연 측 "결선 투표" vs 이재명 측 "결과 승복")·5([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공정' 기치 들고 마침내 대권 문턱… 끝나지 않은 '소년공의 꿈')면
/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