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0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가난한 집안의 소년공이 간난신고를 겪은 끝에 이루어낸 성취가 놀랍다. 그를 향한 여론의 태도는 다양하지만, 모든 시비를 떠나 인간적인 축하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정치 경험이 부족한 당내 비주류이자 정치적 변방인 경기도의 도지사로서 최초의 집권여당 대선 후보가 된 것은 우리 정치, 정당사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이 후보의 도전과 성공은 이제 1막에 불과하다. 본격적인 시련은 이제 시작이다. 당내 경선이 전투라면 대통령 선거는 전쟁이다. 경선에서 양해됐던 후보의 자질과 각종 의혹들이 대선 국면에서는 인정사정없이 여론의 심판대에 오른다. 야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고 대선 국면 전환 전에 이 후보는 무자비한 전쟁에 치밀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 후보의 가장 큰 숙제는 경선 중반에 터진 대장동 도시개발 민간특혜 의혹 사건이다.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는 대장동 사태를 국민의힘 게이트로 규정해 역공을 펼쳤다.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을 실현한 치적이라고 주장으로 초지일관했다. 하지만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준비가 된 당원들과 우호적인 여론을 향한 역공과 주장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중도 민심에도 호소력을 발휘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이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문에서 "편을 가르지 않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념이 아니라 권력의 이익으로 양분된 진영 정치의 폐해가 심각한 현실에서 반가운 약속이다. 여론은 이 후보의 언행이 이 약속에 상응하는지 주시할 것이다. 그동안 정적과 적대세력을 향한 이 후보의 직선적인 대응이 낳은 설화가 적지 않았다. 적수공권으로 맞서야 했던 사나운 세상만큼 이 후보의 성정도 거칠어진 측면이 있었을 것이다. 여론은 이 후보가 통합의 대통령으로 적합한지 말로써 확인할 것이다.

특별히 당부할 말이 있다. 여당 대통령 후보에 전념해야 할 만큼 임기 전 경기도지사직 사퇴가 불가피해졌다. 경기도는 잠시의 도정 공백도 허용할 수 없을 만큼 나라의 기간 지방자치단체이다. 후보를 따라 거취를 정리해야 할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 후보가 자리를 내놓더라도 도정이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해 놓기를 바란다.

최초의 경기도지사 출신 집권여당 대선 후보 이재명. 다시 한 번 축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