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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2021년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린 수원시 영통구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수원정)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서 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그린(김경미)씨가 발언하고 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12일 오전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열렸다. 경기도의 차별금지법 지지 시민들은 수원시 영통구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수원정) 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 마이크를 들었다.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경기도만들기 도민행동은 이날 오전 10시 박 의원 사무실 앞에서 '2021년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인권교육온다 상임활동가 그린(김경미)씨는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빗대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씨는 "오징어 게임은 자기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게임에 참여하지만 결국 서로를 죽이고 짓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설정으로 누가 그 게임을 만들었고 지켜보고 있는지, 지금의 불평등한 세상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서로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고 해석했다.

이어 "가상 설정이지만, 심히 감정이입이 됐다. 살고 있는 동네는 하루가 멀다 하고 집값이 오르고, 집주인이 집을 빼달라고 하면서 1년 새 1억원 넘게 오른 전세금을 감당할 수 없는 빚에 빚을 내도 살아가기 힘든 조건 속에서 나도 한순간 오징어 게임 속 주인공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또 "내가 바라는 세상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 사람들이 살기 위해 자신을 갈아넣지 않아도 되는 세상, 서로의 존재를 존중해주고 품위를 침범하지 않는 세상"이라며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 해도 차별이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우리 사회가 좀 더 품위 있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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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2021년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린 수원시 영통구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수원정)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서 김건수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두 번째 발언자는 자신을 경기도 화성시 주민이자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김건수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 사회 정치인과 어른들이 청년들의 삶을 생각해주지만, 청년들은 미래가 불투명한 세상에서 불편하게 살고 있다"며 "어른들의 걱정과 말들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고 변희수 하사도 청년이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 트랜스 젠더에게 주어지는 권리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청년으로서 변희수 하사를 지켜낼 수 없었다"며 "여수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는 특성화고교 학생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지켜주지 못하는 사회에서 희생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박광온 의원은 누가 대통령이 될 지에 대해 관심 갖지 말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켜 우리 삶을 위한 정치를 지금이라도 당장 하기 바란다"며 "경기도민들께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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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2021년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린 수원시 영통구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수원정)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서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랄라(안은정)씨가 발언하고 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랄라(안은정)씨는 "누군가는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고, 누군가는 그 존재와 신분의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 여성이라서, 어린이라서, 노인이라서, 성소수자라서 수많은 이유로 고용 상 불이익을 당해왔다"며 "14년의 시간이 지났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기자회견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 인권운동사랑방 미류씨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의 이종걸씨의 부산시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 앞까지의 도보 행진 시작에 맞춰 기획했다. 활동가들은 약 500㎞를 매일 6시간씩 18~20㎞ 도보로 걸어 횡단하는 행진한다. 경기도에는 6일 평택, 7일 수원, 8일 안산, 9일 광명 시내를 지난다.

차별금지법은 지난 2007년 12월 노무현 정부 법무부 발의로 등장했다. 당시 법무부는 이 법은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실현하는 최초의 기본법이라는 제정이유를 들어 입법예고했다. 이듬해 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했으나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 속에 14년간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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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2021년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린 수원시 영통구 더불어민주당 박광온(수원정)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서 성희영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성희영 경기여성연대 사무국장은 "이제 국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소수의 눈치를 보면서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이 오히려 소수인 것처럼 외면하는 국회를 향해 #평등길1110 해시태그로 세상을 시끄럽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손성배·이시은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