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표 논란으로 이낙연 캠프와 갈등
승복에도 지지자 표심 돌아오지 않아
봉합하기 위한 노력으로 읽혀
승복에도 지지자 표심 돌아오지 않아
봉합하기 위한 노력으로 읽혀
"우리 민주당은 '원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쟁할 때 있던 작은 갈등을 넘어서서 더 큰 힘으로 승리의 길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자당 의원총회에 참석, 이낙연 전 대표를 높이며 원팀 구성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낙연 후보의 품격과 품 넓음에 진심으로 감동했다"며 "민주당의 훌륭한 원로로, 중진으로 정말 많은 정치 경험을 가진 선배로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함께 하겠다"고 이 전 대표를 추어올렸다.
무효표 논란으로 이 전 대표 캠프와 갈등을 빚고, 이 전 대표의 승복에도 이 전 대표 지지자의 표심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 지사에게 표를 주지 않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이를 봉합하기 위한 노력으로 읽힌다.
이날 이 지사보다 앞서 발언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이 전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낙연 후보님께서 대통령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선언해주신 것은 대를 잇는 민주당다운 숭고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며 뛰었던 많은 지지자께도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인사했다.
이날 이 지사는 '4기 민주정부의 과제'를 ▲공정한 나라 ▲민생과 개혁 ▲성장의 회복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이 지사는 공정성을 '함께 사는 세상의 초보 원리'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공정성이 확보되지 못하면 우리의 자원과 기회가 제대로 효율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자원, 자본, 인프라, 노동력, 교육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음에도 저성장이라는 나락에 빠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젊은이들이 '경쟁'이 아닌 '전쟁'을 겪고 있다
또 그는 "민생을 '정치 본연의 목표'이자 민생 현장을 세세히 살피며 조금이라도 개선해 나가는 것이 '개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피해 본 소상공인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는 점을 상기했다.
이 지사는 "원상회복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민주당에서 과거보다 훨씬 많은 지역화폐 예산이 편성 될 수 있게 해달라"며 "국민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준 이유는 야당에 발목 잡히지 말고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 해내라는 뜻이었으니 더 개혁적이고 민생에 부합하는 정책을 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 과제인 성장과 회복에 대해서도 개혁적 기조로 저항과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젊은이들이 '경쟁'이 아닌 '전쟁'을 겪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 공정성 회복을 성장의 기회를 만드는 방법으로 꼽았다. 그는 "힘이 센 사람의 저항과 반발을 이겨내야 한다. 우리는 공정성 회복이라는 너무 당연하지만 어려운 길을,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어 수행해 나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더불어 이 지사는 '전환적 위기'가 주는 기회를 활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 지사는 자유주의 시장 원리가 작동하는 미국에서 경제 대공황을 이겨내기 위해 사회주의 정책을 도입했던 루스벨트를 예로 들며 "국가 역할을 강화하고, 대대적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체제를 개편하고 기업들이 속도전의 경제에 적응할수 있도록 기존의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 기업의 창의와 혁신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저항이 많겠지만 의원님들과 함께 입법과 개혁과제들을 함께 수행하며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나라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존경하는 이낙연 후보께서 품 넓게 받아주시니 하나의 단일대오로 반드시 내년 선거에서 이길 거라고 확신한다
한편 이 지사는 지사직 사퇴 시기를 24일로 못 박았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정"이라고 답했고,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당연히 해야겠죠"라고 응답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가 야당 후보를 찍겠다는 여론 조사에 대해서는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승복을 비판하던 지지자들을 회상하며 "그런 일은 언제나 있다. 민주당을 사랑하고 민주개혁진영의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이라면 아쉽더라도 결과를 수용하고 마음을 추스려 잘 될 거다. 특히 다른 후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존경하는 이낙연 후보께서 품 넓게 받아주시니 하나의 단일대오로 반드시 내년 선거에서 이길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