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용판(대구달서병) 의원에게 '이재명 20억원 현금 상납설'을 제보한 박철민(31)씨. 박씨가 구속 수감되기 전까지 자신의 명의로 운영한 '라이브 모던바'가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있다.
19일 오전 박씨가 대표 직함으로 명함을 제작한 롯데스카이라운지(커피 카페테리아, 모던라이브바)를 찾았다. 업소는 신흥역 3번 출구에서 불과 60m 떨어진 8층짜리 빌딩 꼭대기층에 있다.
업소 명에 롯데가 붙은 이유를 구속 피고인인 당사자에게 확인할 순 없었다. 다만 눈을 들어 주변 랜드마크 건물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면도로 건너편에 바로 초대형 집합건물 신흥역시네마타워(롯데시네마 성남중앙)이 높게 솟아있었다.
근처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는 롯데스카이라운지라는 이름 자체를 생소하게 여겼다. 옆 빌딩 꼭대기 층에 있는 낮에는 커피점, 밤에는 라이브 주점이라고 설명을 해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무작정 찾아갈 수밖에. 박씨의 영업장을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8층 버튼을 눌렀지만,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7층과 6층, 5층도 마찬가지였다.
4층을 눌렀더니 그제야 엘리베이터가 움직였다. 개인 치과의원이었다. 8층 펜트하우스의 라이브 바 대표를 아는지, 본 적은 있는지 물었다. 데스크에 앉은 간호사 2명 모두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모른다"였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창문에 담배꽁초 불조심을 수기로 쓴 빛바랜 종이가 붙어 있었고, 계단참에는 먼지 쌓인 탁자와 의자, 팝콘 기계가 널브러져 있었다.
마침내 8층. 철문을 붙잡고 당기고 밀기를 한참. 끝내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속칭 '빠루'로 문을 뜯어내려 한 흔적이 미심쩍고 오묘한 의문만을 남겼다.
박철민씨를 안다는 신흥동 주민 A씨는 "박씨의 업소가 사실 전직 시의원인 박씨의 아버지가 실제 운영한 곳일 뿐 박씨는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며 "월세가 300만원쯤 됐는데, 월세는 물론이거니와 관리비도 제때 낸 적이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손성배·이시은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