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갓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브라운관에 비친 국정감사장의 모습이다. "왜 내 말을 끊느냐"며 의원 간 고성이 오가고 정치 이슈에 대한 대책과 해명 대신 '사퇴'를 종용하던 그 모습은 국감이 '국정'을 논하는 자리가 아닌 '정쟁'을 벌이는 자리라는 걸 일깨워주던 순간이었다.
이후 국민들은 잘못된 정치 관행을 저지른 대통령에 대항해 촛불을 들었고 정치적 무관심이 우려될 정도로 떨어졌던 선거 투표율은 다시 반등해 제19대 대통령선거·제7회 전국지방선거·제21대 국회의원선거 모두 각각 2000년대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좋은 사회를 만들고 누리기 위해 국민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이 가진 권리를 찾으려 노력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국민 투표로 선출된 구성원들은 어떨까. 그 물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국정감사라고 생각했다.
기자가 되고 처음 맞은 국감은 그래서 더 각별했다. 18일 오전 '경기도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실'이라 적힌 국감장을 들어설 때 긴장되고 설렜던 이유다.
"측근 비리 나오면 사퇴하겠습니까.", "7분 질의했으면 답변할 기회도 주셔야죠." 기대와 달리 직접 본 국감 현장은 5년 전 TV를 통해 본 장면과 다르지 않았다. 8시간 가까이 진행된 질의는 대부분이 '대장동'이었다. 물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으니 그를 둘러싼 의혹 검증은 필요하다.
다만 이날 경기도 정책은 22분, 도민의 '안전'과 관련된 의제는 단 6분의 질의만 있었다. 1천350만 경기도민을 위한 '정책질의'가 대장동 의혹에 묻혔다. 내게 흑역사로 각인된 국감현장은 과연 언제쯤 보다 나은 정책을 논하는 장으로 변할 수 있을까.
/고건 정치부 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