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송석준(이천) 국민의힘 의원의 불독 인형으로 잠시 중단됐다.
20일 오후 국감이 시작된 이후 질의할 차례가 된 송 의원은 양의 탈을 쓴 불독 인형을 꺼내들었다. 해당 인형을 보자마자 감사반장인 조응천(남양주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양당 간사, 잠시 여기로 와 보시라"라며 저지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자 조 의원은 "이미 간사간 합의로 회의장 내에 국감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는 피켓이나 물건은 가져오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알고 있다"며 "(인형을) 좀 제거해달라"고 오후 2시 40분께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 후에도 여야 의원들은 해당 인형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민주당 간사인 김윤덕 의원은 "국감에 방해되는 일은 안 하기로 한 건데 지키라"라고 송 의원을 몰아붙였고, 송 의원은 "양두구육, 공공사업을 빙자한 민간사업임을 이야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 의원이 인형을 가져가자 송 의원은 "귀엽게 하고 있지 않나. (불독 인형이) 집도 잘 지키고 똑똑하고 사랑 받는데 양떼에서 막 해먹어서 못된 놈이 됐다"고 말했다.
송 의원이 꺼내든 인형은 '대똥이'로 명명된 바 있다. 앞서 송 의원은 지난 8일 도로교통공사 등에 대한 국감에서 해당 불독 인형을 꺼내들고는 "제가 대장동 부근에서 데려온 애가 원래 본명이 대동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을 먹고 다녀서 구린내를 풍겨 대똥이로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여당 측에서 항의하자 송 의원은 "예의를 지키자. 대똥이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마시라"라고 맞받았다.
회의는 오후 2시 55분부에 속개됐지만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싼 이재명 도지사와 송 의원간 설전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부터 국토위의 경기도 국감 역시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으로 치달았다. 당초 이 지사는 "국가 위임 사무와 관계 없는 것은 답변을 못 드리더라도 이해 부탁한다"며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답변을 자제하겠다는 점을 시사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잇따라 공세를 가하자 역공에 나섰다. 급기야 "도둑질을 한 것은 국민의힘" "도둑질 한 것은 이재명"이라고 언쟁을 벌였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