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 총재권한대행과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
이 9일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국회 본회의장엔 여야 대선후보 예비주
자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이부영(李富榮) 이상희(李祥羲)의원만
출석했다.
특히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전 사무총장과 자민련 조부영(趙富英) 부총
재가 최근 회동, 내각제를 고리로 한 보혁구도 재편 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
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회창 전총재가 본회의 시작에 앞서 자민련 김
종필(金鍾泌) 총재를 찾아가 악수를 청해 눈길을 끌었다.
원내 의석수에 따라 먼저 연설한 한나라당 박 대행은 권력형 비리 의혹, 정
계개편 음모설, 대북 퍼주기 의혹 등을 거론하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
한 반면 민주당 정 고문은 정치개혁, 경기회복, 햇볕정책 등 ‘국민의 정
부’의 성과 평가에 초점을 맞췄다.
두 사람은 이날 연설에서 또 서로 상대측을 ‘낡은’ 세력이라고 비난했
다.
박 대행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취임사 가운데 한 대목을 인용하면서
“4년이 지난 지금 과연 우리 국민이 고통에서 벗어나 살맛나는 생활을 하
고 있느냐”고 반문하고 “이는 무능하고 부패한 국가경영, 오만과 독선의
낡은 리더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정 고문은 “최초로 실시된 국민경선제 바람이 전국으로 몰아치
고 있으며, 인기 드라마 못지 않은 흥행대박이 터지고 있다”며 “정치혁명
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의 이름으로 한나라당은 구시대의 낡은 냉전의식을
청산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연설 직후 전날 의결정족수 미달로 처리하지 못한 의문사진상규명위
원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가까스로 의결정족수인 135명을 채워 한나
라당 이연숙 의원을 여성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