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오 일산대교 무료통행은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시작됐지만 막대한 요금수익을 하루아침에 잃게 된 운영사 측은 착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지역 정가와 주민들 사이에 우려 섞인 반응도 불거졌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일산대교(주)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를 묻자 "당연히 좋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오후 6시 이전에 공익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할 것"이라고 했다.
일산대교 요금 재징수를 위한 가처분신청 결과는 2~3주 뒤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와 고양·김포·파주시는 법원이 운영사의 손을 들어줄 것을 대비해 본안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운전자들의 요금을 대신 납부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 경우 대선 정국과 맞물려 포퓰리즘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행료에 투입되는 돈이 결국 서북권 SOC(사회간접자본)에 쓰여야 할 예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한규 도 행정2부지사는 "무료화 조치는 서북권 주민들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거꾸로 특별한 희생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도 "어차피 세금으로 지었어야 할 교량을 예산이 없어서 못했던 것이므로 주민들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는 건 불합리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포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용객이 내던 통행료를 인근 주민의 세금으로 충당한다는 건 수익자 부담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일산대교 무료화는 다른 한강 교량과 형평성 차원에서 국가예산 확보로 해결돼야 한다"고 경기도 방침에 반기를 들었다.
무료통행으로 요금소를 빠져나온 트럭운전자 조모(33)씨는 "개인적으로는 좋은데 이게 국민연금 소유라니 전 국민이 봤을 때는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3면([일산대교 무료통행 첫날] 13년만의 무정차 통과… 운영사는 '공익처분 취소' 소송전)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