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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국제공항 /경인일보DB
"9월엔 없던 여행 문의가 10월되니 빗발치네요
안산에서 대형 여행사 대리점을 운영하는 방모(38)씨는 9월과 달리 10월 늘어난 해외 여행 문의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부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계획을 밝힌 데다,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 국가가 늘고 있는 덕이다.

방씨는 "위드코로나 전망이 구체화되자 여행 문의가 늘더니 사이판·괌·하와이 등 휴양지 비즈니스석은 이미 연말까지 예약이 마감됐고, 하와이 허니문 패키지 상품의 경우 큰 프로모션이 없었는데도 내년 3~4월까지 예약이 완료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며 국내외 여행을 중개하는 정모(50)씨도 "코로나 이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트래블버블을 체결한 국가 대상으로 급작스레 문의가 늘었다"며 "유명 관광지 방문보다 소규모·힐링 콘셉트 여행에 대한 수요가 많아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와 트래블버블로 닫혔던 하늘 문이 속속 열리면서 여행·항공 업계가 손님맞이에 분주한 모양새다.

항공업계는 사이판과 싱가포르 등 트래블버블을 맺은 국가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자가 격리를 면제받는 등 여행이 수월한 국가들로의 항공편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우리나라와 첫 트래블버블 협정을 맺은 사이판 항공 수요는 매달 급증세다. 이에 발맞춰 항공사들의 노선 확장 움직임도 분주한 모양새다.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7월부터 주 1회 운영 중인 인천~사이판 노선을 주 2회로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이 노선은 아시아나항공 외에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이 운항하고 있으며 에어부산도 연말께 인천~사이판 노선을 마련할 전망이다.

실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이판으로 출국한 인원은 실시간 통계 기준 2천8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사이판 출국인원(904명)의 2배를 넘어섰고, 8월(239명)에 비하면 두 달 만에 10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여행객들로 붐비는 김포공항9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경인일보DB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1월 15일부터 인천~싱가포르 노선 가운데 각각 3편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만 탑승할 수 있는 전용노선(무격리 여행안전권역·VTL)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이달 초 우리나라와 트래블버블을 맺었으며, 지난달부터 트래블버블 협정 국가를 대상으로 VTL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VTL직항편을 이용하면 입국 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는 장점이 있다.

대한항공은 주 4회 인천~싱가포르 노선 가운데 3편을 VTL로 운영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주 3회 운항 중인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오는 11월 15일~30일에는 주 4회,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는 주 5회로 증편할 예정이다.

트래블버블 협정을 논의중이거나 별다른 준비 없이도 여행 가능한 하와이, 괌 등 국가들로의 항공편도 증가세다. 대한항공은 오는 11월3일부터 인천~호놀룰루(하와이) 노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지난해 4월 운항을 중단한 지 19개월 만이다. 하와이 노선은 주 3회 운항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중순께부터 인천~괌 노선 운항을 재개할 전망이다.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국제선 노선 확대도 두드러지는데, 에어서울은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인천~괌 노선을 12월23일부터 주2회 운항한다. 제주항공도 다음 달부터 국내 골프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인천~태국 치앙마이 노선에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태국 방콕과 중국 칭다오 등 해외 노선 재허가도 신청한 상태다.

한편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남아 국가 등으로 트래블버블 협정 대상국을 확대하고, 지방공항 국제선 운항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