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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수원 시내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8.97(2015년=100)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상승해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석유류 물가는 27.3% 올라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2021.11.2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요즘 장 보기가 무섭다. 계란이며 고기며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어서다. 김장 담그기는 진작에 포기했다. 기름값도 너무 비싸 주유소를 찾을 때마다 한숨이 푹푹 나온다. 날씨는 쌀쌀해졌는데 전기요금마저 올랐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데 대출받기는 더 어려워졌고, 받는다고 해도 금리가 오른다고 하니 이자 부담이 커질까 두렵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나가는 돈만 늘어가고, 삶이 자꾸만 팍팍해진다.

A씨의 하소연은 괜한 엄살이 아니다. 2일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경기지역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3.3% 상승했다. 201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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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수원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8.97(2015년=100)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상승해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1.11.2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7% 올랐다. 같은 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석유류는 27.3% 올라 13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는 26.5%, 경유는 30.7%, 자동차용 LPG는 27.2%가 올랐다.

식품도 축산물, 가공식품 가격이 뛰었는데 계란 가격은 지난해보다 33.4% 올랐고 돼지고기는 12.2%, 수입 소고기 가격도 17.7% 급등했다. 앞서 전기요금도 8년 만에 인상돼 10월 전기요금부터 인상분이 반영된다.


전월 상승률, 9년9개월來 최고
전기요금도 8년만에 인상 단행


물가가 치솟으면서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미 이주열 한은 총재는 "1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사실상 추가 인상을 예고했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빠르게 올라 대출을 받은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설상가상 가계부채 총량 관리로 은행권 대출이 막혀 고금리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는 점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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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수원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8.97(2015년=100)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상승해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1.11.2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12일부터 정유사 직영 주유소·알뜰 주유소 판매 가격에 즉각 반영키로 했다.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는 전체 주유소의 19.2%를 차지한다. 자영 주유소도 자발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금리 인상땐 취약층 '이자 부담'
'유류세 인하' 12일 직영점 반영


또 김장 비용을 안정화하기 위해 이달 하순부터 배추, 무 등 김장용 채소 공급을 확대키로 했다. 계란 가격도 낮추기 위해 다음 달 중 포천 축협과 여주 해밀에 공판장 2곳을 열어 계란 가격이 경매로 투명하게 결정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다만 LPG 가격이 이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정부의 물가 안정화 조치가 어느 정도로 효과를 거둘지 관건이다.

/강기정·이여진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