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낀채 이마 때려 29일된 딸 숨지게한 친부 '징역 20년 구형'

/연합뉴스

반지를 낀 채 생후 29일 된 딸의 이마를 때려 숨지게 한 20대 친부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조휴옥) 심리로 5일 열린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치사·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피고인 A(21) 씨에게 징역 20년형과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취업제한 10년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월 결심 공판까지 마무리됐지만 추가로 증인을 불러 신문할 필요성이 제기되며 3차례 공판을 추가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를 홀로 보살피다보니 부족했던 건 사실이지만 아이에 대한 애정은 여느 아버지 못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진심을 감안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무죄를 선고해 주시고 나머지 혐의는 정상을 참작해 최대한 선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변론했다.

A씨는 "딸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 중 방청객이 질책하는 소리가 들리자 방청석을 계속해서 노려보기도 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수원의 집에서 생후 29일 된 딸 B양이 잠을 자지 않고 울자 화가 난다는 이유로 왼쪽 엄지손가락에 금속 반지를 낀 채 이마를 수차례 때려 이튿날 급성경막하출혈과 뇌부종 등으로 인한 머리 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순에도 A씨는 B양이 누워있는 매트리스를 마구 흔드는 등 4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했다.

B양이 사망하기 나흘 전인 지난해 12월 28일에는 B양이 다량의 대변을 보고 몸이 축 처진 상태로 숨을 헐떡거리는 데도 치료 등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법의학 분석 결과, 반지 낀 손으로 때린 행위 자체가 사인이 됐다고 보긴 어려우나, 숨지기 직전 피해자를 흔들거나 던진 행위가 급성경막하출혈로 이어졌을 거라는 감정 결과를 토대로 A씨에게 살인죄에 중하는 엄벌을 내려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자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