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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한 2세 여아를 폭행 학대한 피의자 양부 A씨가 11일 오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수원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1.5.11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검찰이 화성 입양아동 학대 사건(민영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양부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조휴옥) 심리로 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를 받는 양부를 무기징역에 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동학대 치사 혐의 등의 혐의를 받는 양모에게는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신체적 정신적 약자로서 보호 대상이 돼야 할 아동의 생명을 앗아간 무관용범죄"라며 "무자비한 행위로 아이의 존귀한 생명이 영원히 박탈당했으며, 입양을 통해 아동이 소홀함 없이 양육될 사회적 가치를 저해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양모에 대해서는 "학대를 방임하고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등 주 양육자인 엄마로서의 의무를 등한시했다"며 "피해자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잃었다"고 했다.

검사가 구형 이유를 설명하는 내내 방청석에서는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얼굴에 멍이 든 채 산소호흡기를 낀 민영이의 사진이 나오는 순간 방청석의 울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검사가 양부에 무기징역을 구형하자 박수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양부와 양모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양부는 최후진술에서 "제 잘못된 행동으로 하늘나라로 간 민영이에게 미안하다"며 "뼈저리게 후회하고 마음 깊이 반성하고 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엄중한 법의 처벌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양모는 "한 순간도 민영이가 제 딸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었으나 모든 게 무너진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민영이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사랑하는 막내딸 민영이를 기억하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흐느꼈다.

이날 재판은 1시간 30분만에 종료됐다. 선고 기일은 오는 25일이다.

검찰은 최초 기소 시에 양부에는 아동학대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양모에겐 아동복지법상 아동 유기 및 방임 혐의를 적용했으나 엄벌 청원과 의사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양부와 양모에 각각 아동학대살해,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검찰은 "피고인 양부가 살인의 범의를 갖고 피해자를 폭행했고 양모 역시 유기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공소장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