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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사회부 기자
공군 출신이다 보니 훈련소 기간을 뺀 24개월 군 생활을 전투기 엔진 소리와 함께 살았다. 보직 특성상 공군 주력기 KF-16이 뜨고 지는 활주로 구역에서 종일 일하고 밥 먹고 잠도 잤다. 그 정도면 전투기 소리에 적응했겠지 싶지만 그렇지 않았다. 착륙보단 이륙할 때, 특히 전투기가 처음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 엔진 소리가 가장 큰데 그야말로 굉음이자 괴음이다. 폭발음 같기도 하면서 무언가 거대한 물체가 연이어 찢어지거나 터지는 소리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주황색 귀마개를 양쪽 귀에 꽂아도 전투기가 이륙하는 동안 대화가 불가한 건 물론 순간 짜증이 날 정도다.

고작 2년, 그 소리를 들었는데도 이 정도인데 10년, 20년 넘게 군공항 근처에 살거나 매일 출퇴근해 근무나 장사를 하고 있다면 그 스트레스는 얼마만큼일까. 뜨고 지는 전투기 아래 활주로가 아니라 공군부대 근처를 지나다가 전투기 지나는 소리를 들어도 소음 체감도는 군 생활 당시 듣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군공항 소음피해와 관련한 주민 집단소송이 진행된 수십 년 동안 뒷짐만 지던 국방부가 뒤늦게 정부 차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군소음보상법을 만들었다. 내년부터 소음피해 규모에 따라 1인당 월 3만~6만원씩 준단다.

그런데 보상기준이 엉망이다. 일단 같은 소음피해 지역이어도 거주자가 아닌 직장인·사업자는 보상을 못 받는다. 그러면서 거주자이긴 하나 당사자 직장이나 사업장 위치가 멀 경우엔 보상금을 깎는단다. 소음피해지역으로 새로 이사 온 사람에겐 보상금을 절반밖에 안 준다. 33년 전 군공항소음 문제가 이미 전국에 알려져 그 이후 이사 온 경우는 이를 이미 인지했을 거라는 게 이유다.

이런저런 이유로 보상범위를 늘리면 그만큼 예산이 불어나고 정부가 그것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은 알겠다. 그래도 최소한 같은 보상대상지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들끼리는 공평한 보상금을 줘야 하지 않나. 예산 때문에 보상기준도 제대로 못 세울 거면 주변 주민들이 적은 곳으로 군공항을 옮기든지, 아니면 통일을 시키든지.

/김준석 사회부 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