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30분께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목포 방향). 휴게소 들머리부터 주유소 입구까지 스무 대가 넘는 대형 화물차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긴 줄을 서 있었다. 요소수 공급 100대 거점 주유소 중 한 곳으로 이 주유소가 선정돼서다.
이날 해당 주유소엔 요소수 3천ℓ가 들어왔는데, 소문을 듣고 경기도 도처에서 아침 일찍부터 차량들이 몰려들었다.
줄을 서 있던 화물차주 조모(50)씨는 "군포에서 대전으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물류를 실어 나르는데, 굳이 서해안고속도로를 찾은 건 요소수를 넣기 위해서다"라며 "화물차량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고 왔는데 (거점 주유소로 선정된) 의왕은 트레일러가 많아 줄이 더 길고, 평택은 너무 멀어 마지못해 여기 왔다. 경기도가 유독 요소수 공급 주유소가 적은 것 같다"고 푸념했다.
각 도처서 아침 일찍이 몰려들어
"차량 대수 고려하면 너무 적어…
언제든 멈출 수 있다는 생각" 불안
공급 전망도 확실치 않아 우려감
정부가 전국 거점 주유소 100개를 선정해 롯데정밀화학이 제공한 요소수를 공급하고 나섰지만, 전국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에는 거점 주유소가 12곳에 불과해 경기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화물차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요소수가 없으면 당장 차가 멈춰버리는 탓에, 기본 1~2시간의 대기시간을 감수해가며 요소수를 마지못해 채워 넣는 상황이다.
인천에서 평택, 수원 등을 오가는 화물차주 김모(55)씨도 "언제 또 요소수를 넣을 수 있을지 몰라 25ℓ 정도 되는 요소수통이 넘칠 때까지 가득 채웠다"면서도 "2시간은 기다렸는데, 경기도의 차량 대수를 생각한다면 (주유소가)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운 좋게 지인에게 소식을 듣고 이날 주유소를 찾아 요소수를 채운 최모(44)씨는 "매일 인천에서 김해를 왕복하며 3일에 한 번꼴로 30ℓ를 가득 채우고 있다. 오늘이야 운이 좋아서 어떻게 넣었는데, 경기도에 거점 주유소가 너무 적어 언제고 차량이 멈출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점주유소로 선정된 주유소에 들어오는 요소수의 공급 전망이 확실한 것도 아니다. 화물차주들의 우려가 앞으로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화성 주유소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 요소수 3천ℓ가 들어왔는데, 1인당 물량 제한이 없어 평소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면서 "오늘은 더 들어올 기약이 없어 오후에는 모두 동이 날 것 같은데 또 요소수 발주를 해도 공급받으려면 시간 차이가 있어 내일 다시 들어올 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르면 16일부터 전국 100개 거점 주유소의 요소수 재고 정보를 매일 2회 이상 인터넷으로 공개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거점주유소에 요소수를 공급하는 롯데정밀화학은 거점주유소와 별도로 자체 유통망을 통해 여타 주유소에 대해서도 10ℓ 용기 제품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