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 위중증 환자도 급증해 조만간 정부가 제시한 기준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인천·서울은 병실이 이미 포화 상태에 달해 보건당국이 병상 추가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수도권 병원마다 의료인력 부족 현상이 빚어지면서 환자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아직 여유가 있고 비상계획 발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나 위드 코로나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환자가 17일 기준 522명을 기록, 현재 의료대응 체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환자 수인 500명을 넘어섰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전날 2천125명보다 1천62명 늘어난 3천187명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코로나19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도 76.4%로 높아졌다. 서울은 345개 병상 중 278개를 사용, 80.6%의 가동률을 보이며 하루 만에 1.8% 상승했다. 인천은 74.7%(79병상 중 59병상 사용), 경기는 72.2%(263병상 중 190병상 사용)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을 중단하는 비상계획 발동 기준으로 삼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중환자실 가동률 75%를 넘어선 위급한 상황이다.

병상 부족 현상은 확진자와 중증 환자 증가를 전제한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예견됐던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 확진자가 늘더라도 중증 환자 관리에 차질이 없으면 된다는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수도권 대형병원장들을 불러 병상 확보와 인력 추가 투입을 요청했으나 적기를 놓쳤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난해 병상 부족 사태 당시 추가 확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행률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병상과 의료진 확충, 중증 환자 관리 대책 전반에 문제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우리 사회가 위드 코로나 이전 상태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 영업시간이 제한되고, 사적모임이 제약을 받는 등 국민의 일상이 다시 멈춰서는 불행한 사태는 없어야 한다. 희망의 끈을 이어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겐 재앙에 다름 없다. 정부는 이미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효율적인 방역과 환자 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중증 환자 병상을 추가 확보하고, 의료진 보강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