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수원시와 화성시 등에 따르면 화성시는 지난달 14일 '경기남부 민간공항 가짜뉴스 주의'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보도자료는 지역 인터넷 언론 등에 실리기도 했다.
자료에서 화성시는 "국토부의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관련 확정된 바 없는 경기남부 민간공항 가짜뉴스에 시민들이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어 "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경기남부 민간공항이 포함됐다"고 인정하면서도 "국토부의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 등 지자체 제안은 지자체 간 협의 상황 등 추진 여건을 종합고려 후 추가 검토하겠다'는 설명은 원론적인 검토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검토 의견이 제시됐을 뿐 당장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으로 풀이된다.
또 화성시는 "국토부 고시 내용에는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에 대한 언급이나 경기 남부 어느 지역에 민간공항 건설을 검토하겠다는 내용 역시 전혀 없다"며 "경기남부 민간공항은 화성시와 무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원군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이 결정됐다는 말과 더불어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도 확정된 것처럼 확대해석하는 불법 현수막이 등장했다"며 "불법 현수막은 조치했고, 군공항 화성 이전 반대 입장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남병호 군공항이전대응담당관은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 제안에 대해 지자체 간 협의를 고려한다는 국토부의 설명은 완곡한 거절이라 생각한다"며 "수도권 내륙선이 국가철도망계획에 포함돼 새 공항이 필요없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국방부의 군 공항 이전사업으로 인해 화성시와 갈등을 겪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경기남부 민간공항은 가짜뉴스란 화성시의 자료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가짜뉴스란 너무 단정적인 표현에 당황할 따름"이라며 "반박 의견을 내는 건 괜찮은데, 사실과 다르게 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치 국토부 고시 자체가 가짜뉴스인 것처럼 사실이 왜곡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먼저 수원시는 '경기남부 민간공항 고시는 확정된 바 없는 가짜뉴스'란 주장에 대해 "공항개발 종합계획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공항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라며 "9월24일 고시된 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엔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이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 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엔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 등 지방 공항시설 추가 개발·이전은 장래 항공 수요 추이, 주변 개발계획 변경 등 여건 변화를 감안하면서 필요한 중장기적으로 강구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수원시는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9년 경기남부공항에 대한 여론이 형성될 때 화성시는 "국토부의 민간공항 건설 검토는 가짜뉴스"란 입장을 낸 바 있다. 이후 2년 만에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이름이 들어간 건 '한 발 더 나간' 큰 성과라는 게 수원시의 설명이다.
수원시는 "화성시의 반대로 7년째 답보 상태인 국책사업에 대해 대안으로 제시한 민·군 통합 국제공항이 경기남부 민간공항이란 현실이 될 수 있다"며 "고시포함이 가짜뉴스란 폄훼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더 이상 불필요한 갈등 조장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경기남부 화성국제공항 유치 시민연대에선 '토론회'를 추진하자는 의견도 냈다. 정말 가짜뉴스인지 토론회를 통해 명확하게 규명하자는 취지다. 이들 단체는 '친환경 화성국제공항 추진 관련 시민과 토론회를 열자'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건 상태다.
그러면서도 군공항 이전사업은 수원 뿐 아니라 화성시민의 피해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10전투비행단의 가장 큰 문제는 비행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이 겪어온 소음피해와 개발제한으로 인한 재산상 피해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공항은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도 수원시민 5만1천여명, 화성시민 2만3천여명 등 7만4천여명이 소음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전 사업은 이전지역 주민의 피해가 최소화하고, 이익은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구상할 수 있다는 게 수원시의 설명이다. 수원시의 개발구상안에 따르면 국방부에서 지정한 예비이전후보지인 화옹지구는 현 군 공항 면적의 2.8배 규모인 14.5㎢로 확장해 소음 완충 지대도 확보할 수 있다. 2017년 한국소음진동학회의 연구에서 소음발생지역은 활주로 방향 5~7㎞, 활주로 측면 방향 2~3㎞ 정도인데, 화옹지구에서 7㎞ 넘게 떨어진 매향리 등은 생활소음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음피해지역인 곳은 별도 매입해 소음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구상도 담았다.
민·군통합 국제공항을 건설할 경우 기부 대 양여로 투자재원 20조 원 이상이 화성에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우정읍 일대는 개발이 더딘 지역으로 꼽힌다. 남양반도엔 시청과 송산그린시티, 국제테마파크까지 계획돼 있지만, 우정읍은 침체한 선창포구만 있고 개발 호재는 없는 실정이다. 투자재원이 고스란히 우정읍 지역에 공항과 함께 투자되면 공항 주변에 융복합 첨단기술, 신재생 에너지, 농수축산 바이오, 휴양관광 등 산업시설을 집적한 '항공산업 클러스터'와 함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원시는 "경기남부권의 발전을 위해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유치를 위해 끊임없니 노력하겠다"며 "화성시와도 긴밀히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0전투비행단 이전은 지난 2015년 6월4일 확정됐다. 수원시가 지난 2014년 3월20일 전국 최초로 제출한 이전건의서를 국방부가 승인하면서다. 이후 국방부는 작전성 검토를 통해 2017년 2월 예비 이전 후보지로 간척지인 화성 화옹지구를 단독으로 선정했지만 화성시에서 강력하게 반대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