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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훈 인천본사 정치·경제총괄팀장
인천 옹진군 백령도는 북한과 가장 가까운 섬이다. 백령도를 비롯해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 5개 섬을 '서해 5도'라고 한다. 서해 5도에 전 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시기는 2010년이다. 그해 3월26일 백령도 근해에서 해군 제2함대사 소속 '천안함'이 침몰해 승조원 104명 가운데 46명이 전사했다. 좌초설 등 침몰 원인을 놓고 다양한 가설과 추론이 쏟아져 나왔는데, 민·군 합동조사단은 북한에서 제조한 감응어뢰의 강력한 수중 폭발로 천안함 선체가 절단돼 침몰한 것으로 판단했다. 같은 해 11월23일에는 연평도에서 포격전이 일어났다. 1953년 7월 휴전협정 이후 북한이 우리 민간인 구역을 공격한 첫 사건이다. 우리 피해만 보면,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 등 4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는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됐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서해 5도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애국자"라고 주민들을 치켜세웠고,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며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을 만들었다.

서해 5도가 다시 국민들의 관심을 받은 건 그로부터 6년 후인 2016년이다. 그해 6월5일 연평도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우리 어민들이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을 직접 나포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서해 5도 어장이 중국어선에 뚫렸다는 지적이 나왔고,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한 정부와 해경의 소극적인 대응에 질타가 쏟아졌다. 정부는 단속 전담팀 상시 배치 등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9월에는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이 발생해 서해 5도 해역이 다시 주목받았다.

이처럼 대형 사건이 터졌을 때만 반짝 관심을 받는 곳이 서해 5도라는 섬들이다. 시간이 지나면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평상시엔 잊힌 섬이 된다. 


연평도포격 등 대형사건 터질때만 반짝 관심
평상시엔 잊힌 섬… 흔한 홈페이지조차 없어


서해 5도는 제대로 된 온라인 플랫폼(홈페이지)조차 없다. 네이버에서 '연평도'나 '백령도'를 검색하면 화면 윗부분에 여행사 연결 링크가 뜬다. '독도'를 검색하면 외교부에서 만든 독도 홈페이지가 맨 위에 자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독도와 관련한 온라인 플랫폼으로는 '독도종합정보시스템', 'K-독도', '독도박물관' 등도 있다. 이들 인터넷 사이트에는 독도의 역사부터 연구 자료까지 다양한 정보가 가득하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 등 서해 5도 섬들은 21세기 정보화시대에 그 흔한 홈페이지 하나 없는 것이다. 이는 서해 5도에 대한 무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 아이들은 서해 5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2015년 발표된 논문 '초등학생의 영토 인식 특성에 대한 연구'를 보면, 설문조사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의 28.1%가 서해 5도의 위치를 '전라남도 서쪽 바다'라고 했다. 이어 '충청남도 서쪽 바다'(24.4%), '경기도 서쪽 바다'(22.3%), '평안남도 서쪽 바다'(14.2%) 순으로 나타났다. 고학년도 마찬가지였다. 6학년생의 47.5%가 '충청남도 서쪽 바다'라고 대답했다. 서해 5도의 구체적 위치를 아는 학생은 평균 24.6%에 그쳤다. 6년 전 설문 조사 결과이지만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전 이후의 인식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 설문결과 구체적 위치 잘몰라 '심각'
다양한 정보 알릴 수 있는 부교재 제작 필요


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백령도 솔개지구 일원에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을 갖춘 공항을 건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백령도·대청도·소청도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최근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됐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인프라 구축은 당연히 중요하고 필요하다. 여기에 덧붙여 누구나 쉽게 접근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홈페이지와 아이들에게 서해 5도를 알릴 수 있는 부교재를 제작하는 것은 기본이다.

/목동훈 인천본사 정치·경제총괄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