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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융복합 센서 소재 공정 플랫폼 센터장을 맡고 있는 서수정 교수팀이 (주)서울정광과 협력해 만든 적외선 렌즈와 필터의 모습. /GRRC 제공

센서는 어떤 대상의 압력, 온도 등을 감지해 필요한 정보를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다. 가까이 다가가면 자동으로 전등을 켜주거나 연기를 감지하면 화재 경보를 울린 후 스프링클러를 작동하는 등 일상 곳곳에 센서가 쓰인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에서도 센서의 쓰임새가 다양해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센서가 잘 작동하려면 그만큼 많은 기술력이 필요한데, 아직 관련 국내 기업 대부분이 영세 기업이라 단순히 칩을 수입해 조립하는 정도의 작업만 하는 곳이 대다수다.

그렇다 보니 국내 수요의 80% 이상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주력하는 가운데, 센서 기술 역시 국산화가 절실한 부분 중 하나다.

경기도 내 기업체와 학교를 연계해 '윈윈'할 수 있도록 돕는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GRRC)는 이처럼 해외 의존도가 높은 기술의 국산화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학교 내의 전문적인 인력과 인프라 등을 토대로 개발한 원천 기술을 도내 기업체에 전달, 산업 현장에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수요는 점점 높아지지만 해외 의존도가 높은 센서 분야 기술이 대표적이다. 성균관대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인 '융복합 센서 소재 공정 플랫폼 센터'는 2017년부터 센서 분야 도내 중소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하거나 장비·인력·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성균관대 융복합 센서 소재 센터
도내 중기에 장비·인력·기술 지원


대표적인 성과는 융복합 센서 소재 공정 플랫폼 센터장을 맡고 있는 서수정 교수팀과 (주)서울정광이 협력해 탄생한 적외선 렌즈·필터다. 적외선 센서 기술을 토대로 웨이퍼 레벨 적외선 필터와 렌즈를 개발했고, 이는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의 핵심 부품으로 거듭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장소를 막론하고 발열 체크가 필수가 된 상황 속, 적외선 센서 기술을 접목한 해당 필터·렌즈가 열 감지에 보다 뛰어난 효과를 갖고 있는 만큼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GRRC 측 설명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화성 동탄에 신규 팹(Fab·실리콘 웨이퍼 제조 공장) 라인과 공정 장비를 구축하고 있다. 연 매출 30억원, 30명의 신규 고용 창출이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적외선 필터·렌즈 제품의 경우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산화의 길을 열었다는 점이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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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융복합 센서 소재 공정 플랫폼 센터 내 김선국 교수팀이 (주)티앤엘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신체 부착형 웨어러블 센서. /GRRC 제공

서 교수팀은 (주)유비트로닉스와도 협력해 미세전자 기계시스템(마이크로 단위의 초소형 시스템)을 활용한 관성 센서를 개발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관련 제품의 국산화에 성공한 점이 큰 의미를 갖는다.

센터 내 김선국 교수팀은 (주)티앤엘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신체에 부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 해당 센서는 스마트 패치로 거듭나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제품으로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서울정광과 적외선 렌즈·필터 개발
유비트로닉스와 관성센서 만들어내
(주)티앤엘과 연구 내년 제품 출시


이처럼 융복합 센서 소재 공정 플랫폼 센터는 개발된 기술과 관련 지식재산권을 도내 기업들에 이전해 제품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보유하고 있는 첨단 시설과 장비를 기업 100여 곳에 2천 차례 이상 지원하기도 했다.

기업 규모가 영세해 첨단 기술·인프라 등을 다루기 어려웠던 센서 관련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핵심 동력이 됐다.

이 밖에 반도체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전문 인력 과정을 진행하기도 했다.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한 현장형 교육으로 50개 기업의 직원 194명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서수정 센터장은 "그동안 센서 산업은 해외 의존도가 매우 컸다. 우리 센터가 보유한 우수한 시설·장비와 연구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이 적극 활용돼 센서 산업을 국산화하는 한편, 세계 센서 산업의 허브 기관으로서 우리 센터가 도약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