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사육 곰 농장에서 탈출한 곰(11월25일자 7면 보도=수렵인단체에 '용인·여주 곰농장' 관리 맡긴 한강유역환경청)의 행방이 11일째 묘연하다. 수색 작업이 길어지면서 곰 행방을 두고 동면 가능성 등 갖가지 추측이 나온다.

곰이 농장을 탈출한 건 지난달 22일이다. 총 5마리 곰이 농장 탈출을 감행했는데 그중 4마리를 포획했고 한 마리의 행방을 쫓고 있다. 행정당국은 총 55명의 수색인원과 수색견 등을 총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색에는 한강유역환경청과 용인시 등이 투입됐다.

이를 두고 곰이 동면에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야생생물관리협회 한 관계자는 "곰들이 동면에 들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사육 곰은 자연에서 먹이를 구하는 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민가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발견 즉시 다시 농가로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곰이 겨울잠을 자러 간 것 아니냐'는 글을 손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육 곰 습성상 동면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사육 곰은 스스로 동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물원에서 근무 중인 한 수의사는 "지금이 딱 곰들이 동면에 들 시기"라면서도 "곰들은 영양소를 축적한 뒤 동면에 드는데, 사육 곰이 농장을 탈출하고 단기간에 영양소를 섭취하고 동면에 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또 "곰은 큰 나무에 뚫린 구멍이나 동굴, 땅굴에서 동면에 든다. 떨어진 낙엽으로 자신의 몸을 덮는 등 동면 환경을 만드는데 사육 곰은 야생곰과 달리 이를 배우지 못한다"고 짚어냈다. 한강청과 녹색연합 등에서도 "사육 곰 습성상 동면에 들 가능성은 낮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 사육농장에서는 이미 6차례에 걸쳐 곰 12마리가 탈출을 했다. 농장주는 지난 7월 곰 탈출 당시 불법 도축 사실을 숨기려고 탈출한 곰의 수를 허위로 신고했다. 농장주는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됐다. 현재 농장은 한강청이 야생생물관리협회 용인지부에 맡겨 관리한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