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무주공산이 된 차기 도지사 자리를 놓고 현직 장관급과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인물 하마평이 무성하다. 인천시장의 경우 민주당 출신 박남춘 시장에 맞선 전 현직 시장 등의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대선이 끝나고 3개월 만에 치러지는 만큼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의 윤곽과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고, 차기 대통령 취임 이후 20일만인 6월 1일 실시되기 때문에 대선 승패가 지방 선거의 향배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려 16년 만에 지사직을 차지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내리 자당 소속 지사를 배출하겠다는 의지가 높다.

이 전 지사의 바통을 이어받을 주자로는 현직 장관을 역임 중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거물급 원내·외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내에선 이 전 지사의 경선 '수훈갑'인 5선의 안민석(오산)·조정식(시흥을) 의원과 4선의 김태년(성남수정) 의원, 3선 박광온(수원정) 의원, 재선 박정(파주을) 의원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원외에서는 당내 최고위원을 지낸 3선 지자체장 염태영 수원시장과 5선 의원을 지낸 이종걸 전 의원 등이 출마 유력 인사로 손 꼽힌다.

지역정가는 이들 후보군이 이미 출격 준비를 마치고 출사표를 던지기 위한 '눈치 싸움'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의 염원인 '정권 재창출'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일찌감치 도전장을 내밀기 보다는 대선 정국에서 제 역할을 한 뒤 본격적인 '출마 러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4년 만에 지사직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은 사실 지방선거 보다는 대선 승리에 더 관심도가 높다. 이런 상황 속에 지역 정가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내고 현재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5선(여주·양평)의 정병국 전 의원,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5선(안양동안을)의 심재철 전 의원의 출마를 예상하는 관측이 많다.

2017년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낙마한 뒤 정계에서 멀어진 남경필 전 지사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재등판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초선의 김은혜(성남 분당갑)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국민의 힘 측에서는 현시점에서 여당보다 도지사 후보군 거명 인사가 적지만 대선 결과에 따라 늘어날 것이며 그때쯤에야 도지사 선거전 판세도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한다.

정의당에서는 19대(비례) 의원을 지낸 박원석 전 사무총장, 송치용(현 도의원) 부대표,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가운데 인천시장의 경우 박남춘 현 시장이 재선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박 시장에게 도전장을 낼 여야 후보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아직 뚜렷한 인물 구도는 그려지지 않고 있지만, 내년 대선 승리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지역 내 뿌리가 깊은 3선의 윤관석(인천 남동을)·재선 김교흥(인천 서갑)·유동수(인천 계양갑) 의원 등이 민주당 시장 후보로 출마 채비를 서두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의 인천시장 후보군에는 전직 시장을 지낸 안상수·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이미 바닥을 갈고 있는 가운데 이학재 전 의원과 최근 피선거권이 회복된 박상은 전 의원도 몸풀기에 들어갔다. 윤상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나오고 있으나 본인은 먼저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만 보이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문영미 인천시당 위원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종·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