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아버지와 10대 의붓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6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4시30분께 평택시 비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딸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는 신고와 "아파트 1층에 사람이 숨져 있다"는 신고가 비슷한 시간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내 방에서 흉기에 찔린 채 숨진 A(14)양을 발견했다. 아울러 1층 외부에서 숨진 B(47)씨도 찾았다. B씨의 몸에선 스스로 만든 듯한 상흔이 여러 개 발견됐다.
신고자는 밖에 나갔다가 들어온 A양의 어머니 C씨와 관리사무소 직원 등 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C씨는 "모임이 끝나고 전화했더니 남편의 목소리가 이상해서 '딸과 또 다퉜다'고 생각했다"며 "딸에게 계속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빨리 들어왔는데 (딸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북한이탈주민이다. C씨는 A양과 함께 탈북했고, B씨는 홀로 탈북했다고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2016년 4월부터 사실혼 관계로 지내왔다. B씨와 C씨는 둘 다 직업을 갖고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C씨에게 들었던 말을 종합하면 B씨는 매우 권위적인 사람으로, 딸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다툼이 잦아졌다고 한다. B씨가 A양의 늦은 귀가나 학업 태도를 지적하면, A양이 되받아치면서 말다툼이 잦아졌다.
경찰은 주변 CCTV 영상 등을 살펴봤지만, 외부 침입 흔적은 찾지 못했다. A양이 오후 2시께 잠깐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건 확인됐지만, 5분도 채 안 돼 다시 들어갔다. 경찰은 2시에서 4시 사이 부녀가 다투고, 우발적으로 일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범행은 아닌 걸로 파악되지만, 7일 부검을 통해 더 정확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종호·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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