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의 '섬마을 야구부' 인천 덕적고등학교 야구부가 최근 창단했다. 덕적고는 20.8㎢ 면적의 섬인 인천 옹진군 덕적도에 있는 고등학교다. 옹진군청 대강당에서 열린 창단식에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지역 주민, 전교생, 교직원, 학부모 등이 참석해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갈 학생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며 축하했다. 선수단은 18명 학생들로 구성됐으며, 초대 감독은 프로야구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출신의 장광호씨가 맡았다.
야구부 창단 전 올해 덕적고 전교생은 14명(1학년 1명, 2학년 7명, 3학년 6명)에 불과했다. 계속되는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인 덕적고를 살리기 위해 주민 등으로 구성된 덕적면발전위원회는 팔을 걷어붙였다. 섬 주민들은 지난해 6월부터 폐교를 막아야 한다며 '야구부 창단 건의서'를 학교와 교육청에 제출하는 등 야구부 창단을 추진해 왔다. 야구부 창단을 위해 주민기금 1억원도 쾌척했다. 주민 노력에 힘입어 덕적고는 지난 9월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야구부 창단 승인을 받았다. 야구부 창단 소식을 듣고 인천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학생들이 전학 왔다. 덕적고 전교생은 32명으로 불어났다. 특히 학생 1명뿐이던 1학년은 11명의 전학생을 맞이한 덕분에 조별 활동 등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덕적고는 내년에도 10명이 넘는 신입생의 입학이 확정됐으며, 전학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섬마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야구부의 창단으로 학교가 유지되면서 섬 지역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야구부가 있는 고교 진학을 하지 못해서 운동을 접어야 했던 학생들이 계속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효과도 있으며,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특히 굴업도가 보이는 덕적도 서포리 해변은 예전부터 고교, 대학 야구부의 전지훈련 장소로 애용됐다고 한다. 덕적고 야구부는 천혜의 훈련환경을 거저 누리게 됐다.
인천은 인천고·동산고·제물포고 등 야구 명문 고교와 프로야구단 SSG 랜더스가 있는 전통의 야구 도시다. 시민들은 '구도(球都)'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덕적고 야구부가 인천 야구를 더욱 살찌우는 밑거름이 되고, 섬 지역 정주권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도 아낌없이 지원하기를 바란다. 1천300여 섬마을 사람들이 만들어낸 기적, 덕적고 야구부의 활약을 기대한다.
[사설] 섬마을의 기적, 덕적고 야구부 창단
입력 2021-12-06 20:20
수정 2021-12-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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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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