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 청년 일자리 창출이 위축됐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들이 인력 채용을 줄인 탓인데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채용 한파'로 취업준비생들이 떨고 있다. 청년 지원 정책 영역은 확대됐지만 오히려 지원기관들의 칸막이 현상이 심화돼, 기업 입장에선 정책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2020 일자리 행정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한 해 동안 20대 일자리는 전년 대비 2만개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10대들의 일자리는 3만개가 줄었다. 지난 1년간 60대 이상의 일자리가 38만개 늘고 50대 일자리도 18만개가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청년 일자리 창출은 얼어붙은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진 기업들이 신입 직원 채용에 소극적이었던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의 경우 정부가 공공 일자리 확보에 주력한 데 힘입어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반면, 민간 기업의 고용이 주된 영향을 미치는 청년 일자리는 증가폭이 낮았던 것이다.
작년 60대이상 일자리 38만개 늘때
20대 2만개 증가·10대 3만개 줄어
이런 분위기는 취업준비생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9일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2천169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시장'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직자 10명 가운데 9명(91.1%)은 올해 하반기 구직난이 '여전히 심하다'고 답했다.
취준생들은 구직난을 느끼는 이유로 '지원할 만한 공고가 적다'(58.7%)는 것을 첫 손에 꼽았다.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채용시장에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게 두 번째 이유였다. '기업들이 채용하는 인원수가 줄어서', '양질의 일자리가 적어서' 등의 순이었다.
결국 기업들이 채용을 하지 않아 구직난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10명중 9명 "하반기 구직난 여전"
이유로 58.7% "지원할 공고 적어"
그나마 구인 기업도 '경력직 선호'
그나마 고용에 나선 기업들도 어려운 상황 속 신입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해, 취준생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앞서 사람인이 지난 7일 기업 397개사를 대상으로 '경력직 채용 비중'에 대해 조사한 결과 최근 2년 새 경력직 위주로 채용했다는 응답(65.5%)이 신입 위주로 채용했다는 응답(34.5%)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이런 상황 속 중소기업중앙회는 9일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청년 고용 지원 정책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기업들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위축되자 정부가 지원 정책 영역을 26개에서 94개로 대폭 확대했지만 오히려 정책 시행 주체와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기업들이 적절히 활용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의 성장 단계를 고려한 맞춤형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강기정·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