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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사가 코로나에 확진된 뒤 집단감염으로 이어진 수원영통종합요양센터에서 병상 부족으로 고령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의료공백이 커지고 있다. 9일 오전 이송을 기다리며 코호트 격리중인 수원영통종합요양센터에서 의료진이 확진자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2021.12.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원의 한 요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지만 병상 부족으로 고령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요양원에서는 수십 명이 이송을 기다리며 확진자가 환자를 돌보는 '비 의료적인'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국가 전반의 의료지원 여력이 없어진 데 따른 것이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으로 경기도의 중증 병상 가동률은 81.1%까지 치솟았다. 모두 366개의 병상 중 297개가 사용 중으로 입·퇴원 수속과 여유 병상 등으로 100% 가동이 어렵다는 걸 고려하면 현재 포화상태인 것이다. 지난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5주 동안 입원 대기 중에 숨진 환자는 29명에 달했다.

특히 수원영통종합요양센터에서는 지난달 25일 보호사가 확진된 뒤 집단감염으로 이어져 현재까지 모두 36명의 환자가 나왔다. 입소자 26명, 직원 10명이 확진됐는데 입소자 대부분이 기저 질환이 있는 80~90대 노인이었다. 입소자 중 1명은 입원을 기다리다 숨졌고, 1명은 병동으로 옮겨진 직후 숨을 거뒀다.

'일부 코호트' 수원영통요양센터
36명 집단감염 현재까지 2명 사망
대기중 1명·이송직후에 1명 숨져


고령 확진자들은 병상이 모자라 요양원 일반실에서 감기약만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코호트 격리 중인 4층에서 확진자 26명과 음성 판정을 받은 12명이 공간 분리 없이 불안함 속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 입소자 1명은 산소호흡기 없이는 호흡을 하기 힘든 고위험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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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사가 코로나에 확진된 뒤 집단감염으로 이어진 수원영통종합요양센터에서 병상 부족으로 고령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의료공백이 커지고 있다. 9일 오전 이송을 기다리며 코호트 격리중인 수원영통종합요양센터에서 의료진이 확진자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2021.12.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최수현 영통종합요양센터 원장은 "지자체와 보건소에 환자 이송을 요청했지만 병상이 없어 지금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보건복지부에도 위급한 어르신의 명단을 보냈지만 연락이 없다"고 호소했다.

상황이 이렇자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이 방호복을 착용하고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확진된 직원 역시 치료가 필요하지만 전문인력의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지금도 1명 호흡기 필요 고위험군
확진직원, 방호복 입고 환자 돌봐
보건소 "전국 어디든 병상 모자라"


최 원장은 "직원 두 분이 확진됐지만 일손이 모자라 양성판정을 받은 입소자들을 돌보고 있다. 보건소에 위중증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보건소도 의사가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요양원 측은 초기 대응이 늦어진 데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확진자가 1~2명 소수 발생했을 때 바로 병원 이송이 가능했다면 이 정도로 여파가 커지지 않았을 거란 설명이다.

최 원장은 "병동에 가자마자 돌아가신 분도 여기(요양원)에선 웃으며 나갔다.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갑자기 병세가 악화될 수 있어 긴급 이송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수원 영통구보건소 관계자는 "수원시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어디든 병상이 모자라다. 통화할 시간도 없고 지금 병상 이송업무를 하러 가야 한다"고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