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가 예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증액분을 심의하며 진통을 겪는 가운데 이번에는 내홍까지 더해졌다. 예산안조정소위원회(이하 예산소위)가 막바지 심의를 하고 있는데 일부 위원들이 이른바 '소소위(비공식 밀실 협의체)'를 구성한 데 대해 다른 위원들이 반발하면서다.
도의회 예결특위는 앞서 상임위원회로부터 경기도·도교육청 내년도 예산조정안을 건네받고 예결특위 내 더불어민주당 의원 9명으로 구성한 예산소위를 구성, 예산소위가 지난 6일부터 조정안을 심의 중이다.
그러나 예산소위 내 일부 위원이 소소위를 구성하면서 내홍이 불거졌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 '소소위' 구성
이재명계로 분류돼… 논란 '증폭'
"나머지 들러리 세운 꼴" 불쾌감
예산소위가 지난 10일 오후 8시까지 이어진 심의를 한 뒤, 휴일이었던 이튿날(11일) 오전 예산소위원장 등 소수 위원들이 비공식 심의를 통해 한 차례 더 수정한 조정안을 집행부로 넘겼고 이후 4일간 소집되지 않다가 15일에야 공식 심의를 연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이 과정에서 예산소위 내 소수의 위원들이 휴일인 11일에 심의한 사실을 공지 받지 못했고, 해당 심의에서 일부 사업예산이 조정됐음에도 뒤늦게 알게 된 일부 위원들이 김달수(민·고양10) 예결특위 위원장에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모두 같은 당 소속임에도 잡음이 발생하자 '이재명계와 이낙연계' 간 갈등의 여진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소소위에 속한 의원들은 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한 예산소위 위원은 "사실상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 가까운)대표단과 친근한 위원들 중심으로 한 소소위가 예산안을 만지려고 하는 것 같다. 같은 소위 위원인데도 일부 위원들끼리만 예산안을 만들고 나머지는 들러리를 세운 꼴"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심의 효율성 높이기' 해명 내놓아
특위는 오늘 '원포인트 처리' 고심
이에 예결특위와 예산소위 위원장은 심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소소위를 구성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증액분이 너무 많다 보니 조정해야 할 사업예산 건이 많아 모든 위원들 의견을 담아내기는 어렵다. 기한 내 처리하기 위해 위원들 의견을 묻고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세부 조정을 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으며, 박태희(민·양주1) 예산소위 위원장은 "당 정책사업은 살리면서 심의하는 과정"이라며 "(예산소위에서)논의된 것을 토대로 협의를 하는 중이고 원활한 처리를 위해 모든 위원들이 협의에 참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결특위는 내년도 예산안 의결을 오는 17일이 아닌 법정 처리 시한인 16일에 맞춰 '원포인트' 처리할 계획으로 전해져 성사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특위는 지난 13일 의결을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