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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재강화 조정안 시행 첫 주말을 맞은 지난 18일 저녁 9시 5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유흥거리가 영업제한 시각에 맞춰 술집에서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사진 왼쪽)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은 10시 10분께 인계동 유흥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그냥 타격이 아니라 치명적인 수준이에요."

방역조치가 강화된 첫날인 18일 오후 2시께 안양의 범계 로데오거리. 평소 같았으면 삼삼오오 주말 모임객들로 채워질 안양의 대표 번화거리가 사적 모임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는 초강력 방역조치 여파에 활기를 잃었다. 폭설까지 갑작스레 몰아치자 하나둘씩 모인 시민들마저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범계 로데오거리 중심상가에서 마라탕과 양꼬치를 파는 김현석(46)씨는 이날부터 2주간 실시되는 방역조치에 대해 "단순히 어려운 게 아니고 치명적인 수준이라 문을 닫아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오후 8시는 돼야 손님들이 붐비기 시작하는데 9시로 (시간을) 제한하면서 오픈 시간을 오후 2시에서 2시간 당겼지만 찾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오후 8시는 돼야 손님 차는데…"
규제 모르고 온 팀 돌려보내기도


이날 낮 12시께 안산의 중심 번화가인 중앙역 건너편 상점가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번화가 중심에 있는 한 돈가스 집은 홀에 놓인 4인 테이블 10여개 중 1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다.

이곳 주인 김미숙(46)씨는 "오전 11시에 가게 문을 열었는데 4인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알지 못하고 온 학생 무리 한 팀, 가족 한 팀을 돌려보내기까지 했다"며 "홀 아르바이트생도 3명에서 2명으로 최근 줄였다. 그나마 그 중 1명도 장사가 안 돼 점심 피크 시간대에만 일하게 하고 돌려보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이날 점심 장사를 '개시'조차 못한 식당도 적지 않았다.

인근의 한 낙지요리전문점에서 일하는 안모(62)씨는 "오전 10시에 문을 연 뒤 거의 3시간이 지났는데 한 팀도 받지 못했다. 평소 같았으면 주말 낮 모임객들로 3~4테이블은 기본적으로 차 있을 시간인데 10년 동안 일하면서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며 고개를 저었다.

음식점·카페 영업 제한 시간인 밤 9시 이후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설상가상 눈과 한파까지 겹쳐 주말 밤 거리가 한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방역지원금 명목으로 100만원을 지원한다는 점에 대해선 냉소적인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정부는 지난 17일 이번 방역조치 강화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320만명에 100만원 상당의 방역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현석씨는 "월세만 957만원이고, 직원 월급·관리비·재료비까지 도합 2천만원이 매달 빠져나가는데 정부가 100만원 주는 건 애들 장난이지 뭐겠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방역지원금 100만원 정책도 '냉소'
비대위, 22일 대규모 집회도 예고


소상공인 단체들은 실질적으로 본 손실에 대한 보상금을 정부에 청구하는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한편, 22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 자영업 총연대 측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으로 본 손실에 대한 보상금을 청구하는 집단 소송을 추진, 관련 웹사이트를 개설해 자영업자들에게 신청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오는 2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집회를 예고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우리가 원하는 건 100만원이 아니라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