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가족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대선이 네거티브 선거 공방으로 전락하고 있다. 가뜩이나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의 아들과 윤 후보의 부인 관련 의혹이 후보들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해명되기는 커녕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6일 한 언론 매체가 이 후보의 아들 상습도박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불거지고 이 후보는 의혹 제기 4시간 만에 신속히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아들 이씨도 선거대책위를 통해 사과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씨의 성매매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향후 파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 후보는 아내 김건희씨의 학력과 경력, 수상 이력 등에서 제기된 '허위' 의혹이 발목을 잡고 있다. 윤 후보는 처음에는 "사실 확인 후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겠다"고 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17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18일에는 김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한 질문에 "노 코멘트"라며 김씨의 허위 이력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유보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의 힐러리를 지지했다. 2017년 프랑스 보수 진영 후보 피용은 극우파의 집권을 막기 위해 중도좌파 후보인 마크롱을 지지하도록 당원들을 설득했다. 당파의 이익보다 민주주의를 사수하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다. 한국정치에서 상상할 수 없는 대목들이다. 선대위는 물론 양대 정당 소속 정치인들의 맹목적인 자당 후보 비호와 두둔은 편가르기와 패거리 정치의 전형을 보여준다.
두 후보 모두 단순히 '사과'로 그칠 일은 아니다. 이 후보 아들의 성매매 의혹이 제기된 만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함은 물론이고, 윤 후보 역시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황이라 해도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밝히고 실정법 위반 부분이 있다면 이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한다.
그리고 양당 선거 관계자들은 후보의 당선이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최소한의 양식을 지키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만약 대선이 지금의 상태대로 진행된다면 주권자들의 강력한 반발로 후보교체론 등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대선이 전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설] 최악의 후보들로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 선거
입력 2021-12-19 20:15
수정 2021-12-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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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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