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을 못 했다. 준비가 안 됐다."
지난해 말 유동규 전임 사장의 사퇴 후 올해 8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내정됐다가 보은인사 의혹이 불거지며 자진 사퇴한 뒤 1년간 공석 상태인 경기관광공사 사장 자리가 또다시 불발될 위기에 처했다.
23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이재성(62) 경기관광공사 신임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직후 송영만(민·오산1) 인사청문위원장은 "후보자가 답변을 못 하거나, '열심히 하겠다', '노력하겠다'로 일관하는 등 자질이 부족해 보인다"고 총평하며 낙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이 후보자가 청문회 도중 답변을 제대로 못 한 사안에 대해 서면으로 답변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자, 문형근(민·안양3) 의원이 "서면 답변은 사장 임명이 돼야 가능한 것인데, 이미 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후보자가 "표현을 잘못했다"며 사과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4시간가량 이어진 청문회는 주로 이 후보자가 경기 지역이 아닌 타 지역(서울)에서 일해온 것에 대해 직무 수행 능력을 묻거나, 경기도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후보자는 2018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3년간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를 지냈고 1985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관광공사에서 33년간 근무했다.
전문성을 평가하는 물음에도 후보자는 거의 답변을 하지 못했다. 권락용(민·성남6) 의원은 "마이스(MICE) 산업 전문가라고 스스로 말했는데, 도내 대표 사례인 킨텍스에 경기도 지분이 몇 퍼센트인지, 경기관광공사에 마이스 사업팀이 몇 개고 인원은 몇 명인지 질문에 (후보자가) 전혀 답변을 못 했다"고 비판했다.
김우석(민·포천1) 청문부위원장도 "후보자가 30년의 관광계열 경험과 한 달간 청문회 준비시간이 있었음에도 답변을 제대로 못 했다"고 자질에 의구심을 표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사장이 되면 임기 동안 경기도가 서울과 제주 등지처럼 대표적인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랜드마크를 만들겠다. 코로나19로 힘든 여행업계에 임대료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청문위원회는 오는 27일 청문 결과서를 오병권 도지사 권한대행에게 전달하고, 오 권한대행이 임명 여부를 결정한다.
/명종원기자 ligh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