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여고 사거리 도로 포장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롤러 깔림 사고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로 밝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안양시 내에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공사 현장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안양시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도로 굴착이나 발주 공사가 진행 중인 공사현장 78곳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 수칙 미비 사항 26건을 시정 요구하거나 개선 권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 1일 발생한 롤러 사고 이후 시 차원의 특별 점검 차원에서 진행됐다.

市, 78곳 점검… 수칙미비 26건
롤러사고, 공사중지해제 곧 심의


시는 부림동 행정복지센터 앞 육교 정비 공사장에 대해 안전 난간 그물망 설치를 촉구했다. 호계천 복개 구간 도로개설 현장과 안양1동 안일초교 옆 보도설치 현장은 신호수 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냉천동에 건립 중인 장애인복합문화관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노후 와이어 로프 교체를, 호계노인종합복지관 본관 개선 공사장은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장비 미착용을 지적했다. 안양5동 냉천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장은 터파기 과정에서 토사가 붕괴되지 않도록 가설물 보완을 요구했다.

안양 롤러 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공사중지해제 심의위원회'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다. 사고 발생으로 중지된 공사가 재개되려면 심의위원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공사 중지 해제 신청은 이뤄졌지만 추가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아직 심의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한편 사고를 수사한 검찰은 지난 22일 롤러 운전자 A(62)씨가 시동을 끄지 않은 채 구동 레버를 중립에 놓고 하차하려 했다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안양/이석철·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