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의료정책을 점검할 수 있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1'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 질과 성과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보건의료 핵심지표 가운데 고무적인 지표도 있지만 대부분 개선되지 않고, 일부 지표는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종합적 대응책이 요구된다.

2021년 10월 초순을 기준으로 한국의 코로나19 관리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률은 인구 10만명당 623.7명으로 OECD 평균 8천392.3명보다 낮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도 인구 100만명당 39.6명으로 OECD 평균 1천285.1명보다 낮다. 코로나19 국내 상황은 5천~7천명의 확진자로 위기가 지속되고 있으나 일일확진자수가 10만명을 상회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의료 접근성 부문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입원기간도 18일로 회원국 중 가장 길다. 진료시간이나 의사의 설명도 등으로 구성된 의료만족도는 OECD 평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주목해야 할 지표는 대기질 요인 사망자 수, 치매 발병률, 건강의식 등이다. 공기 오염으로 사망하는 인구는 10만명당 43명으로 OECD 평균 29명보다 많다. 관련 지표에 해당하는 천식 환자의 입원율도 65.0명으로 OECD 평균 37.5명을 웃돌았다. 치매 발병률은 1천명당 41.2명으로 OECD 평균 29.4명보다 월등히 높다. 한국인 중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33.7%에 불과해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건강보험료 비율과 의료인력 부족 문제도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평균 의료비는 낮지만 의료비 가운데 건강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OECD 평균 74%보다 낮다. 우리나라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2.5명으로 OECD 평균 3.6명에 미달하며 간호사 수도 적다.

가장 우려스러운 지표는 자살률이다.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4.6명으로 OECD 평균 11명의 두 배가 넘으며 10년 전인 2009년의 자살률 21.5명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정부는 물론 대선 주자들도 보건의료 질과 성과 분석 결과에 기초한 보건의료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이에 기초한 국민건강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