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이 올해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합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어떤 결과를 얻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한 전원회의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앞서 조건부로 승인하는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공정위 승인이 이뤄지면 인수합병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정위 이달 회의서 승인여부 결정
기단·노선 확대 경쟁력 강화 전망
대한항공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부터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면 항공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빠르게 통합을 이뤄내고 달라진 항공산업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도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2022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함께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Global Mega Carrier)로 나아가는 원년(元年)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두 항공사를 합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항공 역사를 새로 쓰는 시대적 과업인 만큼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생각"이라고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국내 항공산업 구조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 아니라 각 기업의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까지 합쳐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통합은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외에서도 통합이나 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각 기업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항공사 경쟁력의 핵심은 다양한 노선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이야기다. 이 때문에 통합으로 인해 기단이 확대되고 노선 운용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해외 경쟁당국 통과 여부는 '과제'
조원태 회장 "시대적 과업 수행"
다만 미국과 EU,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경쟁 당국이 아직 인수합병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들 국가 중 한 국가라도 승인하지 않으면 인수합병 차질은 불가피하다.
또 공정위가 조건부로 내세우고 있는 일부 운수권 반납 등은 통합으로 인한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십 년간 떨어져 있던 회사가 하나로 합쳐지는 만큼 인수합병이 이뤄지더라도 유기적인 통합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조 회장은 두 기업의 통합을 식물을 개량하는 방법 중 하나인 '접목'에 비유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두 식물의 장점을 모으기 위해 두 식물의 가지에 각각 상처를 내고 묶은 후 하나로 완전히 결합될 때까지 돌보며 기다린다"면서 "양사의 접목 과정에서 때때로 작은 갈등이 생길지도 모르고 상처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머지않아 이때까지 볼 수 없었던 훌륭하고 풍성한 수확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