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는 소상공인들은 기쁘지 않다. 거리두기 유지와 방역패스 강화 등의 여파로 소상공인들의 체감경기는 급속히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부터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이 이뤄진 가운데,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거셌다.
3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지난해 12월 체감 경기지수(BSI)는 39.3에 불과했다. 이는 전월 대비 무려 26.9p 급락한 것이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39.3에 그쳤다는 것은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매우 나쁘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은 11월 한 달간 진행됐던 '위드 코로나'가 중단되고 영업시간·사적모임 인원 제한 조치 등이 다시 시행된 시기다. 1월2일까지였던 거리두기 조치는 16일까지로 재연장됐다. 새해에도 체감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거리두기 연장·방역패스 확대…
BSI 39.3 전월대비 26.9p '급락'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음성임을 증명해야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방역패스'도 유효기간이 설정되는 등 한층 강화된 점도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키우는 모습이다. 유효기간 적용이 이뤄진 첫날 소상공인들은 저마다 어려움을 토로했다.
안산 상록수역 인근 순댓국집에서 일하는 김모(43)씨는 "우리 식당은 아침 식사 시간부터 손님을 받는데,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지난 사람이 속한 4명 일행이 왔다가 그냥 돌아갔다. 어쩔 수 없이 돌려보내야 했다.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안산 본오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김모(61)씨도 "장사가 안 되는데 방역패스 유효기간까지 생기니 입구에서 일일이 확인을 해야 한다. 직원들 인건비가 부담되는데 확인 절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셋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양의 민물매운탕집 사장 허모(51)씨는 "유효기간까지 설정해서 백신을 강제로 맞게 하는 게 온당한 처사인지 잘 모르겠다. 자영업자들에겐 이래저래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유효기간 확인 인력 부담" 호소
저신용자 '희망대출'에도 미지근
이런 가운데 저신용 소상공인들을 위한 '희망대출' 신청이 3일 오전에 시작됐다. 지난달 27일 이후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을 받은 소상공인 중 저신용(나이스평가정보 기준 신용점수 744점 이하) 소상공인 14만명이 대상으로, 연 1% 금리로 1인당 최대 1천만원 대출을 지원받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직접 대출로 진행된다. 대출 기간은 5년(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이다. 다만 보다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100% 손실보상 등을 촉구해온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은 4일 집단휴업 기간·방식 등을 정할 계획이다.
/강기정·조수현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