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인천 등 수도권과 충남에 발령된 가운데 제20대 대선 후보들이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으로 어떠한 공약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환경부는 9일 인천·경기·서울과 충남에 올해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인천 지역은 이날 온종일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76㎍/㎥ 이상) 수준을 웃도는 최악의 대기질을 보였다. 인천 주요 도심인 남동구 구월동은 이날 새벽 1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고, 강화군 길상면은 최대 126㎍/㎥까지 치솟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날부터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대기 정체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더해져 농도가 높다"고 말했다.
文정부 '청천계획' 실효성 비판
이재명, 아·태 대기협정 내세워
주도적 추진 '소확행 공약'으로
지난 19대 대선 때도 미세먼지 대책이 유권자의 주요 관심사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시인 2017년 4월29일 발표한 정책 소개 사이트 '문재인 1번가'에서 가장 많은 공감 수를 기록한 공약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이었다.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직접 얘기하겠다"며 중국발 미세먼지에 관심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는 한중 공동 대기질 개선 프로젝트 '청천(晴天·맑은 하늘) 계획'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에 민감한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1번째 '소확행 공약'으로 미세먼지 대책을 꺼내며 "한중 양국 간 대기질 개선 협력 체계인 '청천 계획'을 직접 점검하고 '아·태 다자 간 대기협정'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윤석열·안철수 '공식언급' 아직
안 "데이터 근거 中에 요구" 발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아직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공식적 언급이 없다.
다만 안철수 후보는 올해 2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토론자로 참석했던 제3지대 토론회에서 "중국에서 건너오는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며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중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작년 인천만 '초미세먼지' 악화
국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한 날은 어김없이 전날부터 중국 쪽에서 미세먼지가 넘어오고 있다.
국가배경 측정망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 초미세먼지는 지난 8일 오전부터 급격히 치솟아 같은 날 오후 8시 108㎍/㎥에 이르렀고, 이튿날 오전 4시에 '보통'(16~35㎍/㎥) 수준인 20㎍/㎥으로 떨어졌다. 백령도 초미세먼지가 개선된 시각 인천 등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인천 지역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