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속 백화점과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설 연휴 고향에 가지 못하는 마음을 백화점 등의 선물세트로 대신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반면, 고강도 거리두기 영향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은 폐업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2021년 1월 4일~23일)보다 58.6%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향을 찾는 이들이 줄면서 선물로나마 마음을 대신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데다, 청탁금지법상 명절에 선물할 수 있는 농·축·수산물 가액이 상향 조정된 것이 선물세트 매출 견인에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10만~20만원대에 가격이 주로 형성돼 있는 정육(64.6%)과 생선(96.7%), 청과(291.4%) 선물세트의 판매증가세가 특히 도드라졌다. 법인 고객의 1인당 평균 매입액(객단가)도 지난해 설보다 19% 증가했고 매출도 167.7% 늘었다.
다른 백화점의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예약판매 실적이 지난 설보다 9.1%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위세를 떨치기 전인 2020년 설과 비교하면 매출이 무려 78% 늘어났다.
업계는 이런 추세가 연휴 본 판매 때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강도 거리두기' 이동제한 영향
현대百 선물세트 매출 58.6% 증가
소상공인 500명 40.8% '폐업 고려'
백화점의 '역대급 특수'와 달리, 골목상권의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매출 감소 등의 이유로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음식점업, 도소매업, 기타 서비스업 등을 하는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40.8%가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폐업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출·순이익 등 영업실적 감소'(28.2%)였다.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 상환 부담'(17.8%), '임차료·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17.5%)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4일 거리두기 연장을 발표하면서, 이에 따라 매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300만원의 방역지원금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정부가 지급한 방역지원금(100만원)과 달리 이번 지원은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지급할 방침이라 빨라도 다음 달 중순 이후에나 지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