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 염원과 화성시의 결사반대로 표류했던 수원 군공항 이전이 새해 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화성시가 마냥 반대만 할 수 없는 신도시 건설 변수가 발생한데다, 최근 전투기 추락사고로 도심지 군공항의 군사적 민사적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신년사에서 수원 군공항 원점 재검토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동안 군공항 이전에 대한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던 서 시장의 입장 선회는 군공항과 연접한 진안신도시 건설 계획이 계기가 됐다. 지역 내 균형발전을 견인할 신도시 건설이 가능하려면, 인접한 수원 군공항 이전이 필수적인 상황이 된 것이다. 환경 변화에 따른 행정의 유연성은 평가할만하다.
마침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원, 화성시 단체장 후보들이 군공항 이전에 연대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김희겸 수원미래발전연구소장은 같은 당의 화성, 수원시장 후보가 수원비행장 이전을 공동 공약으로 추진하자는 구상까지 밝힐 정도이다. 군공항 이전을 열망하는 수원 여론은 물론 화성시 내부의 찬성 여론까지 수렴할 수 있는 대형 공약인 만큼, 여야 가릴 것 없이 공통 공약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하지만 지방 정치인들의 정치적 고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사 및 민사적 고려이다. 지난 11일 발생한 전투기 추락사고로 고 심정민 소령이 순직했다. 당시 낡은 F-5E 전투기는 수원 비행장에서 이륙한 뒤 곧바로 엔진고장을 일으켰다. 심 소령은 충분히 가능했던 비상탈출을 포기하고 민가를 피해 조종간을 움켜잡고 애기와 함께 산화했다.
도심지 군공항의 군사적 한계는 분명하다. 소음 민원에 전투기의 기동이 제한되고, 조종사들은 이·착륙 시 돌발상황에서 본인의 목숨 보다는 민간의 안전을 택해야 한다. 공군 전력의 위축과 국방력 약화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돌발적인 대형 재난을 걱정하는 군공항 인접 주택밀집 지역 국민들의 불안이 작아지는 것도 아니다. 국가 이익과 국민 이익 모두를 해치는 상황이다.
수원 군공항 이전에 대한 수원, 화성시의 연대 움직임을 환영한다. 다만 국방부가 예비이전지로 밝힌 화옹지구 이전이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다. 정부와 국방부도 백지 상태에서 두 도시의 이해가 합치하는 지역 선정을 서둘러야 한다. 해묵은 숙제였던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 해결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왔다. 시간 낭비할 이유가 없다.
[사설] 수원 군공항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이다
입력 2022-01-17 20:19
수정 2022-01-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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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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