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 퇴출 움직임이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잇따른 대형사고로 여론이 악화하자 현산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회장직 사퇴, 사고 아파트의 완전 철거 및 재시공이란 수습방안까지 내놨지만 확산 일로의 퇴출논란을 잠재울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도 '가장 강력한 페널티 적용'을 예고했다.
경기도에 현산이 추진하고 있는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장은 총 16곳이다. 안양 관양동, 수원시 영통구, 화성시 반정동, 평택 고덕신도시 등 12곳에서 시공을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이 개발현장에서 현산을 퇴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현산 퇴출의 불씨는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에서 시작됐다. 현산은 이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 2월 초 시공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아파트조합원들은 사업참여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제발 떠나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수원 영통2구역에서도 퇴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측은 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 해지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하면서도 GS건설이 단독 시공할 수 있게 해달라는 탄원서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거센 퇴출 움직임에 현산이 지역에서 발붙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산 퇴출 논란의 기저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대기업의 횡포를 단죄해야 한다는 민심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대형참사 이후 7개월 만에 또 신축 중인 아파트가 붕괴됐다. 학동 참사 이후 현재까지 신속한 진상 규명은커녕 관련자들의 혐의 부인으로 재판은 공전하고 있다. 중대재해가 거듭 발생하며 현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번 붕괴사고의 책임을 지고 정몽규 회장이 사퇴하고 구조안전보증기간 30년 확대 등을 내세웠지만 면피성 대책이란 비난에 직면했다. 5명 이상이 사망하고 부실공사가 원인으로 드러나면 현산은 최장 1년까지 영업정지를 받을 수 있다.
정몽규 회장은 대국민사과에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다. 회사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참담한 맘을 금할 길이 없다"며 "사퇴를 한다고 책무에서 벗어난다고 생각지 않으며,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게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능력 9위 건설명가에서 부실시공의 대명사로 전락한 현산이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설] 지역에서 퇴출위기에 놓인 현대산업개발
입력 2022-01-18 20:16
수정 2022-01-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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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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