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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인천본사 문체교육팀장
올해 첫날도 어김없이 오스트리아 빈은 왈츠의 열기에 휩싸였다. 누구나 알고 공감하면서 즐길 수 있는 대표 클래식 이벤트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WPO) 신년 음악회'가 이달 1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열렸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날 오후 7시 전국의 메가박스 상영관에서 생중계됐다. 지난 9일 밤에는 KBS 1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WPO 신년 음악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청중 없이 진행됐지만 올해엔 1천명(전체 1천700석)이 입장한 가운데 개최됐다.

요한 슈트라우스 1세와 2세, 요제프 슈트라우스 등이 작곡한 왈츠와 폴카 등 단골 레퍼토리들과 함께 올해 음악회에선 슈트라우스 일가의 음악적 경쟁자였던 칼 미하엘 지러의 곡이 연주돼 눈길을 끌었다. 앙코르곡은 이미 신년 음악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걸로 유명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라데츠키 행진곡'이었다.

지휘는 80세의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이 맡았다. 바렌보임의 WPO 신년 음악회 지휘는 2009년과 2014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였다. 


제2차 세계대전 고난속 국민에게 위안주고
복잡해진 정치문제서 관심 돌리려는 의도도


WPO 신년 음악회의 시초는 1939년 12월31일 정오에 열린 '요한 슈트라우스의 음악회'이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클레멘스 클라우스가 지휘하는 WPO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작품들로 레퍼토리를 꾸몄다. 오페레타 '박쥐' 서곡을 비롯해 '아침의 꽃잎', '황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의 왈츠로 구성됐다.

이듬해에도 송년 음악회로 개최된 이 음악회는 이튿날인 1941년 1월1일 오전에 같은 프로그램으로 공연됐다. 이때부터 '신년 음악회'로 자리 잡았다. 1941년부터 매해 첫날에 거르지 않고 개최된 WPO 신년 음악회는 올해로 82회째를 맞았다.

WPO 신년 음악회는 빈 왈츠에 기반을 둔 흥겹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새해에 선사해 더 많은 음악 팬들과 가까워지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의 고난 속에서 국민에게 음악으로 위안을 주고 복잡해진 정치문제로부터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빈의 왈츠는 이전에도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을 조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800년을 전후해 유럽을 지배했던 프랑스 혁명의 정신이 유독 오스트리아에선 폭넓게 전파되지 못했는데, 관련 학자들은 그 이유를 왈츠에서 찾았다. 왈츠의 매력에 빠져서 무도회장에서 그 분위기에 취해있던 국민들로 인해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 이뤄졌던 왕정 타도 물결이 오스트리아는 비켜갔다는 것이다.

이달들어 인천·경기서 각종 음악회 줄이어
많은 사람들 즐기며 새해 희망 이야기했으면


이젠 이런 역사를 기억하며 신년 음악회를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지난 근심과 걱정은 내려놓고서 새해의 희망만을 이야기하고 싶은 현대인들의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걸로 보인다. 그 때문에 전 세계 수억명의 음악팬들은 고화질 화면을 통해 흥겨운 음악적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각 가정에서 취하고 있다. 몸과 마음 모두 편한 상태에서 말이다.

이달 들어서 인천 경기지역에서도 각종 신년 음악회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인천시립교향악단 등 출연)과 아트센터 인천(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출연)에선 이미 개최된 가운데, 경기아트센터(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출연)와 군포문화예술회관(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 출연)에선 이번 주 볼거리와 들을거리가 충만한 신년 음악회가 펼쳐진다.

역사적인 WPO 신년 음악회와 함께 각 지역에서 개최되는 신년 음악회를 더 많은 사람이 즐기면서 새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클래식 음악과 친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열기가 1년 내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체교육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