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서해 섬 교통체계 개선과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위그선(수면비행 선박)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위그선은 최고 시속 500㎞로 바다 위를 2~3m 정도 떠서 운항하는 신개념 선박으로, '날아다니는 배'로 불린다.
백령도를 비롯해 인천시 관내 섬 주민들이 이동에 큰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이들 섬지역 주민들은 이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백령도의 경우, 배로 4시간가량 걸리는데 날씨의 영향으로 결항이 잦아 주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의료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 사고 등 응급상황 발생 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백령공항 건설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됐으나 예타를 통과하더라도 국토부의 공항개발 기본계획 수립·타당성 조사 용역, 2024년 기본·실시설계 용역과 실시계획 승인 등 후속 절차를 거치면 오는 2025년에나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위그선은 백령공항 완공 전까지 대체 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백령도에 국한된 전망인 만큼 백령도를 제외한 나머지 섬들은 대체교통 수단 확보가 여전히 요원한 실정이다.
인천시는 국내 최초로 위그선개발에 성공한 아론비행선박산업(주)와 인천 앞바다에서 위그선 시험 운항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위그선이 운항을 시작하면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으로 3시간 정도 걸리는 연평도까지는 30분, 굴업도나 울도까지는 20분이면 갈 수 있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도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시는 위그선을 여객용 외에 의료 등 섬 지역 응급 이송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위그선이 대중교통으로서 제대로 섬지역 주민들의 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탑승인원이 8명에 불과해 상업적으로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주민들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여객용보다는 관광용 선박으로서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상교통 다양성 확보와 이용객 편익 증진 차원에서 위그선 도입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인천시는 위그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섬지역 주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설] 위그선, 특정계층의 전유물 돼서는 안 된다
입력 2022-01-25 19:58
수정 2022-01-2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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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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