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방역체계 전환 첫날… 평택보건소 '자가검사키트' 대기에만 1시간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적용되기 시작한 26일 오전 평택보건소. 자가검사키트 검사를 받기 위한 대기자가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김준석기자

오미크론(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우세종화에 따른 방역체계가 적용되기 시작한 26일 오전 9시 평택보건소 내 선별진료소.

평소 PCR(유전자증폭) 검사 진료소만 차려져 있던 것과 달리 '자가검사키트' 검사소가 추가로 설치돼 있었다. 이날부터 평택과 안성 등엔 오미크론 대응체계 시행에 따라 정부가 고위험군 등 별도 검사대상자만 우선적으로 PCR 검사를 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자가검사키트' 검사소 추가 설치… 시작부터 100여명 대기

"PCR 검사 가능한 줄 알고 왔는데…" 현장서 일부 혼선도

이에 검사 대기자가 20여 명에 불과했던 PCR 검사소와 달리 자가검사키트 검사소는 이른 아침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9시쯤 대기 인원만 100명이 넘었다. 이렇다 보니 자가검사키트 검사자 대부분은 대기 시간만 1시간가량을 들여야 했다.

8살과 6살 두 자녀와 검사소를 찾은 A(42)씨는 "애들 학원에서 어제 확진자가 나와 검사받으러 왔다"며 "일부러 일찍 나왔는데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줄만 서다가 이제야 검사 결과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평소와 달리 별도 검사대상자만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던 첫날이다 보니 이와 관련한 혼선도 있었다. 직장인 B(36)씨는 "어제 확진자가 나와 오늘은 출근 대신 PCR 검사받고 오라는 회사 지시에 왔다"며 "평소처럼 누구나 PCR 검사 가능한 줄 알고 왔는데 그렇지 않다고 해 지금 근처 병원에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PCR 검사 대상자임에도 대기 줄을 잘못 서거나 증빙 서류를 지참하지 못해 다른 병원을 찾은 사례도 있었다. 평택의 한 부대에 근무한다는 C(20대)씨는 "휴가 복귀 시 격리를 10일 해야 하고 9일째 PCR 검사받으면 격리 해제할 수 있어서 왔다"며 "지금껏 30분가량 줄을 잘못 알고 자가검사키트 줄에서 기다리다가 뒤늦게 PCR 검사를 받으러 갔더니 휴가증을 가져와야 한다고 해 결국 민간 병원으로 가야 할 것 같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처럼 혼잡했던 자가검사키트 검사소와 달리 PCR 검사소는 비교적 한산했다. PCR 검사소 안내를 담당하던 직원은 "평소보다 오히려 대기 인원이 적다"며 "일부 검사자가 자가검사키트 검사소로 나뉘어 지고 나머지 별도 대상자만 PCR 검사를 받다 보니 아침부터 대기자가 그렇게 많은 편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평택보건소는 주변 확진자 발생에 따라 검사를 받으러 오거나, 지난 17일 평택시의 '진단검사 행정명령'에 따라 자가검사키트 검사소를 찾은 학원, 실내체육시설, 미군부대 등의 운영·종사자 등으로 북적였다.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고위험군 중심으로, 동네병원도 참여하는 방식으로 대폭 변경된다. 오는 29일부터는 전국의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 설 연휴 이후인 다음 달 3일부터는 전국의 동네병원들도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참여하게 된다. 2022.1.26 /연합뉴스

평택보건소가 이날 오전 기준 확보해 둔 자가검사키트는 6천여 개였으며 향후 늘어날 검사자에 대비해 5천여개를 추가 발주해둔 상태다. 이날 오전 10시40분 기준 자가검사키트 검사소를 통해 검사받은 인원수는 160여 명이었다. 이날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자가검사키트 검사소는 정부의 별도 추가 지침이 있을 때까지 지속 운영될 계획이다.

한편 오미크론이 우세종화한 평택과 안성을 비롯한 광주, 전남 등 지역은 별도 방역체계 실시에 따라 이날부터 확진자 밀접접촉자, 해외입국자, 고위험시설근무자, 60세 이상(62년생 이하) 고령층 등만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일부 민간 병원은 기존과 같이 일반에게도 PCR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웅기·김준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