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이렇게 썰렁한 거 보셨어요? 심지어 설이 코앞인데…."
26일 오후 수원시 권선종합시장. 오색빛깔 포장지에 담긴 과일들과 송편, 부침개, 육전 같은 각종 명절 음식들이 시장 입구부터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지만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고 상인들만 눈에 띄었다.
상인들의 낯빛은 어두웠다. 떡집을 운영하는 박모(42)씨는 주문 예약과 현장 구매가 절반 이상 줄어 평상시보다 매출이 더 적은 상태라고 푸념했다.
박씨는 "설이 당장 다음 주인데 예약 주문이 없다. 예약이 없으면 시장에 사람이라도 찾아와야 떡을 파는데, 오미크론 확산으로 사람도 없으니 떡을 가공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 옆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김모(58)씨도 "명절 음식은 설이 다가올수록 매출이 늘어나야 정상인데, 거리두기는 설 연휴까지 연장되고 확진자까지 증가하니 준비한 음식들이 팔릴지 의문"이라고 하소연했다.
오미크론 여파 전통시장 '썰렁'
떡집·반찬가게 예약·구매 줄어
아파트 밀집한 골목상권도 한산
설 대목을 앞두고 모처럼 활기를 띠었던 것(1월24일자 12면 보도='지원금 찬스 없는 설' 전통시장 명절 특수 가능할까)도 잠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대확산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3천명대로 치솟으면서 명절 분위기가 무색하게 시장가는 썰렁해졌다.
골목상권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밀집한 용인시 기흥구의 한 상업지구는 점심시간부터 사람들이 붐비지만 이날은 비교적 한산했다.
이곳에서 이탈리안 음식점을 운영하는 안모(28)씨는 "가게를 개점한 지 네 달 됐는데 오늘이 가장 손님이 적다"며 "밤 9시로 영업이 제한되고 방역패스를 도입할 당시에도 이렇게까지 손님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점심 매출 기준으로 정확히 손님이 절반 줄었는데,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